신문, <조선> 1위… 방송, SBS가 선두

[현장] 미디어연대, 대선 편파·왜곡보도 사례 공개

등록 2002.12.31 15:30수정 2003.01.06 12:46
0
원고료로 응원
a 미디어연대는 30일 오전 11시 20분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나쁜보도 5선'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미디어연대는 30일 오전 11시 20분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나쁜보도 5선'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조선>·SBS, 대선기간 내내 특정후보 편들었다."

2002대선미디어공정선거국민연대(이하 미디어연대) 선거보도감시위원회(이하 선감위)가 대통령 선거기간의 언론보도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미디어연대는 30일 오전 11시 20분부터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 대선 기간 의 신문 및 방송보도에 대한 모니터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편파·왜곡 보도 장례식을 진행했다.

도마에 오른 언론은 <조선일보>와 서울방송(SBS).
<조선일보>는 미디어연대 선감위의 '나쁜 보도 5선' 신문편에서 4관왕을, SBS는 방송편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미디어연대 선감위 신문팀은 이날 모니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조선>·<동아>의 흑색선전과 지역감정조장, 북풍 도발 등을 동원한 편파·왜곡보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노골적인 특정후보 편들기로 이어졌으며 선거 종반전에 접어들면서는 북한 핵 시설 가동과 관련한 <조선>의 신북풍 보도가 단연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a 이들은 이날 집회후 '편파·왜곡 보도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집회후 '편파·왜곡 보도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선관위 방송팀도 "SBS는 교묘한 화면편집 및 기자·앵커 멘트 등을 통해 특정후보를 편들었다"며 "이러한 방송행태는 대선기간 내내 계속됐다"고 밝혔다.

미디어연대는 특히 소위 "정몽준 폭탄"으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깨진 다음날인 대선 당일자 <조선일보> 사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를 두고 "편파보도의 정수"라고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정몽준 폭탄'이 터진 이후 급하게 사설을 바꿨다.

미디어연대는 "<조선>은 사설을 통해 노골적으로 '정몽준도 노무현을 버렸으니 이제 유권자도 버려야한다'"며 "이회창 찍기를 선동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8일부터 <조선일보>가 기획보도한 대선기획시리즈 '이회창·노무현 이것이 다르다'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연대는 이를 두고 "정책보다는 이미지나 스타일 등의 개인적인 차이를 부각시키면서 이 후보는 우호적으로, 노 후보는 과격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그려 편파적 태도를 보인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이날 "근조 편파·왜곡 신문""근조 편파·왜곡 방송"이라고 쓰여있는 검정색 관을 태우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나쁜 보도 목록에 오른 편파·왜곡 신문 및 방송을 개혁하자는 의미이다.

다음은 미디어연대가 발표한 '나쁜 보도 5선'에 꼽힌 신문 및 방송 목록이다.

신문

△<동아일보> "믿습니다, PK 충성" (11월 27일자)
△<조선일보> 기획기사 "이회창·노무현 이것이 다르다" (11월 28일∼12월 18일)
△<조선일보> 신북풍 관련 보도
△<조선일보> 이문열 칼럼 "폭력이 제도화되는가" (12월 17일자)
△<조선일보> 사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 (12월 19일자)

방송

△SBS 8시 뉴스 "표밭 다지기" "노풍 살리기" 꼭지 (12월 1일)
△SBS 8시 뉴스 "불법 판친다" (12월 5일)
△SBS 8시 뉴스 "선택 D-1" (12월 18일)
△KBS 뉴스 9 "단일화 강력 비판" (11월 20일)
△MBC 뉴스데스크 "최고의 선거방송" (12월 15일) "첨단 출구조사" (12월 16일) "신개념 3원 방송" (12월 18일)


"인터넷 언론의 일취월장, 족벌언론 보도 견제 밑거름"
"언론의 소유·경영 분리가 언론개혁의 첫걸음"

a 이날 미디어연대가 발표한 '나쁜 보도' 신문편에서는 <조선일보>가 4관왕을, 방송편에서는 SBS가 3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미디어연대가 발표한 '나쁜 보도' 신문편에서는 <조선일보>가 4관왕을, 방송편에서는 SBS가 3관왕을 차지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이날 시위에 참석한 김동민 교수(미디어연대 집행위원장,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는 "이번 대선결과는 미디어연대의 조·중·동 편파·왜곡 보도 밀착 마크와 인터넷 언론의 일취월장이 밑거름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책보도를 검증해온 모니터 요원들이 일등공신"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는 편파·왜곡 보도가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아세(조선일보없는아름다운세상만들기) 공동대표이며 영화배우이기도 한 명계남씨도 참석했다. 명씨는 "아직도 '중간지대'에서 엉성한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시민단체 및 지식인들과 싸우는 것도 언론권력과의 싸움과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권력이 붕괴되지 않는 한 그것은 개혁과 척결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며 "언론은 국민의 가치판단에 도움되는 공기로서 역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허원근 일병의 아버지 허영춘씨도 참여했다. 허씨는 "18년간 싸워온 공든 탑을 무너뜨린 것이 바로 <조선일보>"라며 "이후로도 <조선일보>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이번 모니터 결과로 다시 한번 족벌언론의 폐해가 증명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 총장은 "족벌언론인 <조선>과 족벌언론 체제로 가고 있는 SBS의 이번 대선 보도행태를 보면 알수 있다"며 "소유·경영의 분리로 족벌언론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시장개선과 신문광고시장 정상화'도 과제로 지적했다. 최 총장은 "시민·사회단체가 이와 같은 언론개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연대는 미디어선거에 대비해 지난 9월 60여 개의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만든 범국민적 연대기구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노총 등이 주된 단체들이다. 이번 모니터링은 미디어연대 소속 선감위가 11월 27일부터 12월 19일까지 일일 신문·방송 모니터를 통해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미디어연대 홈페이지(www.mmm.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옥수수 쪄서 냉동 보관할 때, 젓가락을 준비하세요 옥수수 쪄서 냉동 보관할 때, 젓가락을 준비하세요
  2. 2 새벽 3시 김건희 "정경심 구속 지시한 게 문통입니다" 새벽 3시 김건희 "정경심 구속 지시한 게 문통입니다"
  3. 3 조르고 청해도 김민기가 '아침이슬' 부르지 않은 이유 조르고 청해도 김민기가 '아침이슬' 부르지 않은 이유
  4. 4 3.1점짜리 한국사 문제... 교사가 봐도 민망하다 3.1점짜리 한국사 문제... 교사가 봐도 민망하다
  5. 5 버스도, 밥도 공짜... 월 천만 원 수익 내는 마을의 비결 버스도, 밥도 공짜... 월 천만 원 수익 내는 마을의 비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