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아무데나 방귀뀌지 맙시다"

인체플러스(14) 방귀

등록 2003.01.01 15:35수정 2003.01.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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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 사이에 한 방송사의 '방귀대장 뿡뿡이'가 인기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다. 고약한 냄새로 악명 높은 방귀는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예외다. 어린이들은 방귀에 아주 친근해져 그 귀여운 엉덩이를 쏙쏙 내밀어댄다. 정말 귀엽다.

하지만 거리를 나서면 짜증나는 방귀를 만나게 된다. 일부 몰상식한 어른들의 '인공 방귀'가 그것. 이 방귀는 사람을 깜짝깜짝 놀래고 속을 메스껍게 만든다. 전혀 귀엽지 않다.


인도(人道)와 차도(車道)를 제 안방 드나들 듯 하는 오토바이. 우리 사회의 서민들에게 신종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퀵서비스업'을 손가락질하기가 뭣하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 우리 사회가 그야말로 '아름답지' 않겠는가.

교통법상 오토바이는 차도로만 다녀야 한다. 왜 보도를 넘보는가? 빨리빨리 달려야 한다고? 그 문제는 차도 내에서 해결하기 바란다. 보도엔 우리의 조카가, 아들딸이, 손자손녀가 걷고 있지 않은가. 인공 방귀는 이들 몸에 해롭다. 이제 오토바이도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때다.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연) 방귀로 돌아가 보자. 방귀는 '소화 기능의 한 형태'라는 게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의 다수 의견이다. 이들 전문의에 의하면 우리가 식탁에서 자주 먹는 몇몇 음식 가운데는 소장(小腸)과 대장(大腸)조차도 완전히 소화해 낼 수 없는 '특이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이 방귀의 형태로 빠져나가게 된다는 얘기다.

방귀를 유발하는 음식으로는 양배추, 양파, 우유, 콩, 당근, 샐러리, 바나나, 살구, 자두 등이 지목되고 있다. 반대로 쌀, 생선, 고기, 상치, 오이, 토마토, 포도, 콘칩, 팝콘, 계란 등은 방귀 횟수를 적게 하는 음식으로 추천되고 있다.(정상인의 방귀 횟수는 일일 평균 14∼25회)

그렇다고 방귀가 무서워 음식을 골라 먹을 수는 없을 터. 방귀는 우리 식생활의 필요악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귀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식품 자체를 유전학적으로 변형해 방귀 유발 성분을 변화시키거나, 대장 안의 정상 세균이 갖는 발효기능을 변경시키는 등의 노력이 그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을 만난다. 방귀가 건강의 신호탄으로 기능한다는 것. 전문의들은 방귀가 자주 나오면서 복통이나 식욕 부진,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할 경우 건강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유제품 등에 들어있는 유당의 흡수 장애, 대장암 등 종양에 의한 대장폐쇄, 치질 등에 의한 항문 주위의 변형 등이 발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참으로 소중한 방귀로다. 이제, 소리 없이 슬그머니 뀌는 방귀가 아닌, 광풍을 부르는 시원한 방귀를 한 번씩 뀌어보자. 맘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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