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을 자주와 평화의 새해로 만들자!

강릉시민 '촛불평화대행진'

등록 2003.01.01 19:57수정 2003.01.0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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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년 새해를 불과 6시간 남겨둔 12월 31일 오후 6시, 강릉 대학로 거리는 두 여중생 미선이 효순이의 넋을 기리기 위한 촛불로 일제히 밝혀졌다.

네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미선이 효순이를 살려내라, 살인미군 처벌하라, 소파협정 개정하라"고 소리쳐 울부짖었으며, 무대를 중심으로 <2003년을 자주와 평화의 새해로, 효순아 미선아 당당한 대한민국 우리가 만들께>,<자주의 나라 코리아>,<평화의 나라 코리아>,<소파협정 개정하라>등의 현수막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메아리에 나부끼고 있었다.

또 간이 무대로 설치된 차량 위에선 강릉대학교 노래패 일꾼들의 애절한 노랫소리가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을 멈추게 했다.

한편, 강릉청년회 회원들은 한쪽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재판무효! 살인미군 한국법정에서 처벌! 부시공개 사과! SOFA 전면재개정!"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또 이들은 효순,미선이의 앳된 모습이 캐리컬쳐된 버튼을 1,000원에 두 개씩 판매했다. 판매수익금은 <두 여중생범대위> 후원금으로 쓰여진다고 한다.

미선이를 살려내라
효순이를 살려내라
살인미군 처벌하라
소파협정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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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목

자유발언에 나선 이광수 관동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지난 6월 사망한 두 여중생의 넋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 빼앗긴 자주권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아울러 효순,미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동환(29, 직장인)씨는 "현 상황의 진정한 의미는 한반도 평화구축이"며"그러기 위해선 ▲남.북한 상호 독립국가 인정 ▲상호 평화협정 체결 ▲동시 군축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아가 "미국으로부터 5조원의 무기도입을 하지 않는 대통령이 있어야지 북에게도 핵을 포기하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위는 두 시간 동안 계속 됐으며, 김상도 목사(48, 강릉민들레교회)의 "2003년을 자주와 평화의 새해로 만들자"는 <강릉시민선언문>을 낭독하고 다함께 아침이슬을 합창한 후 성조기를 짓밟으며 해산했다.

한편, 이날 시위는 그 동안 두 차례 있었던 '촛불시위'와 달리 청소년들의 참여부족과 날씨만큼 싸늘했던 시민들의 무관심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민선언문>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2003년을 자주와 평화의 새해로 만들자!

꺼지지 않는 촛불과 함께 자주와 평화의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2002년은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반대하고 한국민의 자주권회복에 불을 지핀 역사적인 한해였다.

효순이 미선이의 참혹한 죽음과 살인미군의 기만적인 무죄판결로 타올랐던 국민들의 거대한촛불행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민족자주의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두 여중생의 혼이 10만의 반디가 되었던 12월 14일!
"살인미군 처벌하라!","조지부시 사과하라!"."소파 전면 개정하라!"
온 국민은 한 목소리로 주권회복을 선언하였다.

이제 우리 모두 자주와 평화의 새해를 맞이하자!
새해에는 반드시 부시 사과와 소파 전면개정으로 짓밟힌 민족의 자주권을 회복하자!
새해에는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미국의 한반도 전쟁 정책을 막아내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자!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의 단합된 힘으로 개척해 나아가자!

2003년 새해에도 우리의 촛불은 꺼질 수 없다.
미선이 효순이의 혼으로 피어올린 100만의 촛불 평화대행진은 이 땅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힘이며 자주와 평화의 세기를 여는 새로운 희망의 불꽃으로 타오를 것을 우리는 확신한다.

새해에는 100만의 촛불을 넘어 백만, 일천만의 횃불이 타오르는 해가 되게하자.
거리와 학교에서 가정과 직장에서 공장과 농촌에서 전국 어디에서건 자주와 평화의 거대한 횃불이 일어나게 하자!
그리하여 전세계에 한국민으 기개를 떨치는 한해가 되게 하자!

2003년은 민족자주의 꽃이 활짝 피는 해!
2003년은 평화통일의 길이 열리는 해!
2003년은 오만한 미국으로부터 한국민의 자주권을 쟁취하는 한해가 되게 하자!

2003년 12월 31일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강릉시민 촛불평화대행진 참가단

덧붙이는 글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내는 촉구서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어떠한 국민의 염원이 담겨있는지 당선자는 너무도 잘 알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자로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초미의 민족사적 과제는 미선이 효순이 두 여중생 살인사건 문제입니다.

12월14일 대통령선거 직전에도 광화문에서만 10만, 전국과 해외동포까지 합쳐 총 40만의 국민이 미선이 효순이의 한을 풀기 위해 한마음 한목소리로 살인미군처벌과 소파개정, 부시미대통령 공개사과를 외쳤건만 부시 미대통령은 전화로 유감표명이라는 걸 하는가하면 소파개정은 불가하다는 강압적인 태도를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한 온 국민의 촛불대행진은 오늘날까지 더욱더 뜨겁게 타오르고 국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점점 더 높아만가고 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광화문 앞에서, 미대사관 앞에서, 전국방방곡곡에서 어린아이들부터 20,30대 네티즌과 직장인들, 손에 손을 잡고 나온 가족과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분노의 행진은 이 사건에 대한 진정한 해결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여중생 범대위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의 면담에서 보여준 모습은 씁쓸한 아쉬움을 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직전인 12월 9일에 두 여중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국민 서약서에는 서명을 못하지만 부시 미 대통령 사과와 소파개정을 위해 책임지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고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도 여러번 소파개정을 하겠다고 공언했었습니다. 이제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니 그 약속을 이행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진정으로 평등한 한미관계를 정립하고 주권을 회복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미선이 효순이와 같은 비통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들 앞에서 한 약속을 이행해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12월 31일
강릉시민 평화촛불대행진 참가자 일동

덧붙이는 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내는 촉구서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어떠한 국민의 염원이 담겨있는지 당선자는 너무도 잘 알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자로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초미의 민족사적 과제는 미선이 효순이 두 여중생 살인사건 문제입니다.

12월14일 대통령선거 직전에도 광화문에서만 10만, 전국과 해외동포까지 합쳐 총 40만의 국민이 미선이 효순이의 한을 풀기 위해 한마음 한목소리로 살인미군처벌과 소파개정, 부시미대통령 공개사과를 외쳤건만 부시 미대통령은 전화로 유감표명이라는 걸 하는가하면 소파개정은 불가하다는 강압적인 태도를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한 온 국민의 촛불대행진은 오늘날까지 더욱더 뜨겁게 타오르고 국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점점 더 높아만가고 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광화문 앞에서, 미대사관 앞에서, 전국방방곡곡에서 어린아이들부터 20,30대 네티즌과 직장인들, 손에 손을 잡고 나온 가족과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분노의 행진은 이 사건에 대한 진정한 해결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여중생 범대위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의 면담에서 보여준 모습은 씁쓸한 아쉬움을 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직전인 12월 9일에 두 여중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국민 서약서에는 서명을 못하지만 부시 미 대통령 사과와 소파개정을 위해 책임지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고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도 여러번 소파개정을 하겠다고 공언했었습니다. 이제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니 그 약속을 이행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진정으로 평등한 한미관계를 정립하고 주권을 회복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미선이 효순이와 같은 비통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국민들 앞에서 한 약속을 이행해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12월 31일
강릉시민 평화촛불대행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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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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