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대책 마련에 성난 지하철노조

서울지하철노조, 3일 오후 기자회견 통해 파업 일정 밝힐 듯

등록 2003.01.03 00:49수정 2003.01.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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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충정로역에서 열린 서울지하철노조 파업 결의대회에서 한 노조원이 '분쇄, 강제근무'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김철관

그동안 서울지하철노조 파업 경고에 관망만 하고 있던 서울시가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긴장하고 있다. 오는 4일부터 7일 사이에 잡혀있는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위원장 배일도)의 기습파업에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지하철공사노조의 기습파업에 대비해 비상 인력투입 등 파업시 지하철 운행계획과 무료 셔틀버스 운행, 시내버스와의 연계 등 파업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파업대책이 서울지하철노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노조 관계자는 2일 오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성실한 교섭은커녕 파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절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현재의 연장운행도 불법인데 비상대체 인력을 투입한 것은 탈법행위"라며 "서울시와 공사가 연장운행에 이어 비상 대체인력 투입 등 또다시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중단을 촉구했다.

또다른 노조 관계자는 "대체인력 투입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박탈한 행위"라며 "서울시가 파업대책 운운한 것은 파업을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파업을 유도하면 피하지 않겠다"며 "이명박 시장은 언제까지 노동자 탄압에 앞장 설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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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에게 안전 연장운행을 촉구하는 지하철 스티커 ⓒ 김철관

한편 서울시가 지하철파업에 따른 지방자치단체(구청) 공무원들의 투입을 기정 사실화하자 대부분 서울시 소속 구청 각 공무원직장협의회(공무원노조 지부)는 지하철 파업 대체인력으로 갈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무원노조 구로지부(구로구 직장협의회, 회장 장 안병순)는 지난 31일 지하철노조로 보낸 공문을 통해 대체인력을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2일 오후 제10차 노사단체교섭을 가졌지만 노사 의견접근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조는 연장운행 사과 및 송모 노사팀장 발령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섭이 끝나고 노조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파업에 따른 향후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또 노조는 3일 오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 파업대책에 따른 노조입장과 파업투쟁 일정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자 노동부는 서울시, 공사, 노조 등 대화를 가지는 등 사태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도 지하철 기습파업에 대비하면서도, 끝까지 노사교섭 원칙을 지켜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장사과, 공사사장 해임 등 노조의 요구는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사태해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지하철노조는 임금 미지급 등 노사합의 사항 이행, 연장운행 노사합의 후 시행, 노동관계법 및 규정 준수, 근무형태 변경 등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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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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