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오마이뉴스 남소연
한편 촛불시위 첫 제안자인 '앙마' 등이 주축이 된 네티즌들도 이날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6시경 범대위와는 별도의 '촛불시위'를 시작했다.
4일 오후 5시 45분께 일부 네티즌에 의해 제안된 새로운 촛불시위 장소인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초와 컵을 사들고 온 7∼8명의 시민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렸다.
대학생 이모(한양대·4)씨는 "오늘 (범대위 측과 네티즌) 두 촛불시위에 모두 참여할 생각으로 나왔다"며 "아직 여중생 사건과 관련, 이뤄진게 없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이런 현상이 역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어 걱정된다"며 "큰 차이는 아닌 것 같으니 합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곁에 서 있던 이모(한양대)씨는 최근 경찰의 태도에 대한 걱정스런 전망도 내놨다. 그는 "노무현 당선자의 '촛불시위 자제' 발언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며 "이를 일부 언론과 경찰이 이용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들에게 광화문으로 옮겨 시위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행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촛불 들고 얘기만 한다"고 주장해 모임이 허락됐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앞 대로변에 10여 대의 경찰차를 대기시켰으며, 계단과 인도 일부에 병력을 배치해 이들을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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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근수 목사-앙마, '촛불시위 논쟁'에 대한 의견 나눠 | | | 4일 촛불시위에 앞서 만나 | | | |
| | | ▲ 4일 오후 만난 홍근수 목사(왼쪽)와 '앙마'. | ⓒ오마이뉴스 김지은 | 4일 촛불시위에 앞서 홍근수 목사(범대위 상임공동대표)와 '앙마'(본명 김기보, 30·학원강사)가 면담을 가졌다. 이 면담은 앙마가 "범대위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3일 밤 홍 목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4일 오후 5시 10분께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최근 '촛불시위'를 놓고 벌어진 의견 차이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홍 목사는 앙마에게 "지금은 한·미 관계를 바꾸고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촛불시위를) 하나로 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앙마는 "이해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범대위는 다양한 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며 "범대위가 열린 자세로 시민들의 비판 및 의견을 수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목사는 "오는 6일 범대위 상임공동대표단 등 범대위 내부 회의가 있다"며 "이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밝힐 수 있겠나"라고 다시 제안했다. 이 제안에 앙마는 "나는 네티즌의 대표가 아니니 개인자격으로 참석할 수가 없다"며 "대신 몇 가지 건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앙마가 홍 목사에게 전한 의견은 "내부회의가 아닌 공개회의로 해줄 것과 의견을 말하고 싶은 모든 네티즌에게 참여기회를 달라"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오마이뉴스> 및 <민중의 소리>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한 회의 생중계 △사회단체 및 시민 등의 참여보장 △회의 의제에 촛불시위의 성격과 발전방향을 포함해 줄 것 △회의에서 나온 모든 쟁점을 인터넷 투표에 부쳐줄 것 등이다.
이 네가지 제안에 대해 홍 목사는 직접 메모를 하며 "내부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잠정적인 회의 날짜와 시간을 오는 8일 오후 6시로 정하고 헤어졌다.
20분여 동안 진행된 면담 뒤 홍 목사는 "조건이 다소 많지만 수용되도록 논의해보겠다"며 "우리 모두의 목적인 여중생 사건 해결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지은 기자 | | | | |
<제1신:4일 오후 5시 30분>
광화문 촛불시위, 범대위-'앙마'측 두곳서 진행될듯
지난 해 6월 미군 장갑차(궤도차량)에 의해 사망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새해 첫 주말 촛불시위가 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11월 30일 첫선을 보인 '촛불시위'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로 한달 여 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이날 촛불시위는 그간의 방식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인은 지난 3일 오전 2시께 촛불시위의 첫 제안자 '앙마'(본명 김기보, 30·학원강사)가 "범대위 주관 촛불시위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별도의 촛불시위 모임을 갖겠다"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
이를 계기로 그 동안 인터넷 상에서 오고갔던 네티즌들의 '촛불논쟁'이 사실상 표면화된 셈이다. 앙마의 이같은 제안이 공개된 후 앙마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과 반대하는 네티즌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일단 앙마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은 앙마의 개인 홈페이지(www.angma.org) '평화반전 촛불시위 의논' 게시판을 통해 4일 촛불시위 계획과 장소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4일 '오후 5시 30분∼6시 사이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모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는 "예정대로 4일 오후 6시 광화문 교보생명 후문앞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4일 앙마의 제안으로 촛불시위가 두 군데서 벌어지게 된 데에 대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이 확대된 공간에서 시위 참여를 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김선미 범대위 대변인은 "지난해 말 범대위에서 2003년 촛불시위 계획을 논의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집회장소를 광화문 만으로 국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서울역·신촌 등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라면 더 많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촛불시위 확대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논평했다.
범대위는 4일 오후 범대위 홈페이지(www.antimigun.org)를 통해 최근 제기된 촛불행진 중단 및 촛불시위 집회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중생 범대위 네티즌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채희병 범대위 사무국장은 "3일 오후 공동집행위원단 회의를 통해 최근 촛불시위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이를 (범대위의) 활동과정에도 반영하기 위해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 국장은 "설문조사 마감일자를 정한 것은 아니나 이후 조사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행사 준비 물품을 '폭력시위' 증거로 돌변시킨 경찰 | | | 2일, 이대길 서울청장 발언 물의 | | | |
| | ▲ 지난 해 31일 '백만촛불평화대행진' 무대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된 대형 불글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지난 2일 이대길 서울경찰청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시위가 순수한 추모 성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경찰의 억지주장"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이 청장은 "당초 취지를 벗어난 시위는 미신고 시위로 간주해 대응하겠다"며 이에 대한 예로 "지난 해 12월 31일 광화문 집회에선 1차 추모행사가 끝난 뒤 솜방망이와 신나(시너)가 발견되는 등 폭력화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 청장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범대위 측의 지적이다.
범대위 측은 "이 청장이 말한 '솜방망이와 시너'는 이날 무대행사로 예고됐던 '상징의식'에 쓰일 준비 물품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범대위는 '백만촛불평화대행진' 무대행사의 일환으로 대형 철조 구조물에 '2003 자주 평화'라는 대형 불글씨를 쓰는 행사를 마련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 행사의 준비물품을 '폭력시위의 증거물'로 돌변시켰다는 것.
채희병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 사무국장은 "이날 낮 광화문 네거리에 설치된 무대 주변 행사 준비장에 경찰이 들이닥쳐 솜방망이와 기름 등 행사 준비용품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또한 채 국장은 "행사 준비품을 무단으로 가져가 근거 없는 범대위의 폭력성을 부각시킨 것"이라며 "그간 촛불시위에서 '폭력시위' 오해를 살만한 물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경찰의 입장 표명은 지난 해 12월 21일 경찰이 돌연 범대위의 촛불평화행진을 불허, 과잉 진압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 국장은 "애초 경찰에서는 추모집회는 관혼상제에 포함되는 것이니 일몰시간과 상관없이 인정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런데 지난 해 12월 말부터 경찰의 입장이 돌변한 배경에는 주한미군이 한국정부에 한 시위 대책마련 요구와 노무현 당선자의 '촛불시위 자제' 발언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김지은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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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 '촛불시위 계속' 다짐 범대위, "우리를 폭도로 매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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