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촛불시위 계속' 다짐
범대위, "우리를 폭도로 매도 말라"

[현장] 4일 계미년 첫 주말 촛불시위의 '두 풍경'

등록 2003.01.04 16:10수정 2003.01.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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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
- 현장 : 홍성식 김지은(취재) 남소연(사진) 강수연(동영상) 기자
- 정리 : 정운현 기자
- 편집 : 성낙선 기자


촛불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앙마'와 뜻을 같이하는 네티즌 70여명은 범대위 주관 촛불시위에 동참하지 않고 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별도의 촛불시위를 가졌다.
촛불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앙마'와 뜻을 같이하는 네티즌 70여명은 범대위 주관 촛불시위에 동참하지 않고 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별도의 촛불시위를 가졌다.오마이뉴스 남소연

경찰의 보호(?) 아래 진행된 촛불시위
500명 촛불든 시민을 위해 5천 경찰병력 배치 / 강수연 PD

"촛불시위 쟁점들, 생중계 토론하자"
두 개의 시위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 / 강수연 PD


<제4신: 4일 오후 9시 40분>

"전쟁을 반대합니다" "평화를 사랑합니다"
네티즌 70여명, 세종문화회관 앞서 별도의 촛불시위


오후 6시께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모여든 시민 70여명은 촛불을 든 채 둥글게 모여 '아침이슬'을 부르며 시위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앙마는 "10명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많이 나와주어 고맙다"며 "앞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회를 만들어 나가보자"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날 현장에서 의견을 조율, 3개의 구호를 정했다. 시민들은 시위 틈틈이 "전쟁을 반대합니다" "평화를 사랑합니다" "SOFA를 개정해야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즉석 자유 발언대' 시간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은 "이것은 분열이 아니고 다양성의 표출이니 그대로 가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눠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궁극적으로는 범대위와 하나의 촛불시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오늘 시위 후 우리도 범대위에 합류해 우리의 생각을 말하고 의견을 조율해보자"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아이디 'wierdoo'의 한 시민은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중생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이제 미국은 이라크전까지 계획하고 있으니 반전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생각해 나왔다"고 밝혔다.

'내 마음'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시민은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범대위 촛불시위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별도의 촛불시위를 제안한 '앙마'.
범대위 촛불시위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별도의 촛불시위를 제안한 '앙마'.오마이뉴스 남소연
앙마의 글을 보고 동의해 나왔다"며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있으니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 표출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도 참석했다. 유진수(17·서울시 은평구)군은 "처음 촛불시위에서 시민들이 자유스럽게 얘기하는 점이 좋았는데 범대위가 주도하면서 시민들이 수동적으로 변한 점이 안타까워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군은 "미선이·효순이의 아픔이 세계인의 아픔이 될 수 있도록 '전쟁반대'의 구호를 외칠 때"라고 말했다.

"지금은 더 큰 목소리가 필요한 때"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생 이모씨는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미선·효순이 사건 해결을 위해서다"라며 "이를 위해 범대위와 이견이 있지만 언젠가는 같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범대위에 우리의 생각을 얘기하고 범대위가 수용할 의지가 없다면 다시 이곳으로 오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은 이날 오후 7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약 70여명이 시민이 참여했다. 영하 10도에 이르는 강추위에 10여명의 시민이 먼저 자리를 뜨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은 집회를 정리하면서 "앙마의 홈페이지(www.angma.org)에 "앞으로 시위의 형식 및 방향에 대해 논의를 벌이자"며 다음 촛불시위를 약속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따뜻한 국물을 마시며 좀더 얘기를 나누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를 보도하려는 취재경쟁 또한 치열했다. 집회 초반에는 약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곳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때 시민들은 "기자들은 시민들이 모여있는 원 바깥으로 나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시위 초반 "세종문화회관 앞 집회는 안된다"며 "광화문 빌딩 쪽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해 집회를 진압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경찰은 배치 경찰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시위를 진압하지는 않았다.

<제3신: 4일 오후 7시 50분>

범대위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지 말라"
교보문고 입구 '광야에서' 부르며 추위 녹여


'앙마'의 제안으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별도의 촛불시위를 가진 시민들이 이어지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앙마'의 제안으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별도의 촛불시위를 가진 시민들이 이어지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한 '추모 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광화문 촛불행진'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교보문고 입구에 자리를 함께 한 400여명의 참석자들은 집회가 시작되기 전 '아침이슬'과 '광야에서' 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추위를 녹였다.

본행사는 오후 6시15분 사회자의 구호선창으로 시작됐다. "효순이를 살려내라" "미선이를 살려내라" "소파협정 개정하라" "살인미군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친 참석자들은 촛불을 들고 두 여중생의 죽음 앞에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 중에는 초등학생도 10여명 눈에 띄었고, 이중 2명은 무대로 사용된 계단 위에 올라 "몹시 춥지만 꼭 참석하고 싶어서 왔다"고 또박또박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범대위와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경찰의 '촛불시위 폭력화' 발언을 성토했다.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한 '추모 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광화문 촛불행진'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여중생 범대위가 주최한 '추모 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및 광화문 촛불행진'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홍성식
범대위는 "초 한 자루만을 들고 거리에 선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지 말라"며 "어떤 비난과 압박이 있더라도 큰마음으로 (여중생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간다"고 결의를 재삼 다졌고,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가진 참석자들 역시 "추위를 녹이는 가슴 속 뜨거운 무언가를 계속 가지고 가겠다" "첫마음을 버리지 않겠다"는 말로 촛불시위는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한 젊은 아버지는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는 말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고, 이어 무대에 오른 범대위의 우위영 문예위원장은 "이 땅에서 미군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함께 싸워나가자"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합창과 자유발언으로 이어진 집회는 7시20분까지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고, 경찰과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50개 중대 5천여명의 병력을 광화문에 배치해 미 대사관으로 가는 모든 길을 봉쇄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ADTOP5@
미군관련 폭행사고와 교통사고 끊이지 않아
- 행인 폭행과 음주측정 거부, 대마초 흡입 등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미군이 관련된 폭행사고와 교통사고 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1월1일엔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미군전용 클럽에 놀러갔던 한국여성이 주한 미2사단 소속 월리엄스 일병에게 폭행을 당해 상처를 입었고, 지난해 12월22일엔 미군부대 군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55)씨가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카일 병장 등에게 뒷머리를 구타당했다.

지난해 12월15일에는 서울 용산구 용산2동에서 미군 3명이 '경적을 울린다'는 이유로 택시에 탑승해있던 승객 전모(32)씨와 맹모(38)씨에게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경찰은 미군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려했지만, 운전자인 J병장은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그 보다 보름 전인 11월30일에는 경기도 평택에서 만취한 제임스(24) 일병이 행인 박모(29)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안경을 깨뜨리는 등 상해를 입혔다.

비단 폭행사고만이 아니다. 지난달 초에는 이태원 유흥가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미군 8명이 검거돼 미군범죄수사대에 넘겨졌고, 옷가게에서 청바지를 훔쳤음에도 전혀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고압적인 자세로 조사를 거부한 미군 자녀 S(17)군은 특수절도 혐의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지난해 12월16일 대구 대명동에서는 미군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용차가 사고를 내고는 그대로 뺑소니치는 사건이 일어났고, 12월13일에는 미군 야전특수차량과 영업용 택시가 추돌해 승객 오모(42)씨가 다치는 사고가 경기도 연천에서 일어났다. 같은 날 연천에서는 미2사단 항공여단 소속 헬기의 프로펠러가 고압선을 절단시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 홍성식 기자


<제2신 대체:4일 오후 9시 40분>

범대위 주관 광화문 촛불행사에 시민 3~400명 참석
앙마측 네티즌들 세종문화회관앞에 70여명 집결


범대위 주관 촛불시위가 4일 오후 6시 15분경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문고 후문 쪽에서 예정대로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3~400명 정도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열 배나 되는 병력을 현장에 투입, 시위대를 에워싸고 있으며, 인근 골목골목마다 투입돼 만약에 있을 시위대의 미 대사관행에 대비하고 있다.

범대위측 관계자는 오늘 미 대사관으로 향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추운 날씨와 참가자 수, 그리고 최근 촛불시위를 둘러싼 논란 등을 감안할 때 오늘은 미 대사관행이 없을 것으로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
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오마이뉴스 남소연
한편 촛불시위 첫 제안자인 '앙마' 등이 주축이 된 네티즌들도 이날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6시경 범대위와는 별도의 '촛불시위'를 시작했다.

4일 오후 5시 45분께 일부 네티즌에 의해 제안된 새로운 촛불시위 장소인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초와 컵을 사들고 온 7∼8명의 시민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렸다.

대학생 이모(한양대·4)씨는 "오늘 (범대위 측과 네티즌) 두 촛불시위에 모두 참여할 생각으로 나왔다"며 "아직 여중생 사건과 관련, 이뤄진게 없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이런 현상이 역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어 걱정된다"며 "큰 차이는 아닌 것 같으니 합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곁에 서 있던 이모(한양대)씨는 최근 경찰의 태도에 대한 걱정스런 전망도 내놨다. 그는 "노무현 당선자의 '촛불시위 자제' 발언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며 "이를 일부 언론과 경찰이 이용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들에게 광화문으로 옮겨 시위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행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촛불 들고 얘기만 한다"고 주장해 모임이 허락됐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앞 대로변에 10여 대의 경찰차를 대기시켰으며, 계단과 인도 일부에 병력을 배치해 이들을 에워싸고 있다.

@ADTOP6@
홍근수 목사-앙마, '촛불시위 논쟁'에 대한 의견 나눠
4일 촛불시위에 앞서 만나

▲ 4일 오후 만난 홍근수 목사(왼쪽)와 '앙마'.
ⓒ오마이뉴스 김지은
4일 촛불시위에 앞서 홍근수 목사(범대위 상임공동대표)와 '앙마'(본명 김기보, 30·학원강사)가 면담을 가졌다. 이 면담은 앙마가 "범대위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3일 밤 홍 목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4일 오후 5시 10분께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최근 '촛불시위'를 놓고 벌어진 의견 차이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홍 목사는 앙마에게 "지금은 한·미 관계를 바꾸고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촛불시위를) 하나로 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앙마는 "이해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범대위는 다양한 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며 "범대위가 열린 자세로 시민들의 비판 및 의견을 수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목사는 "오는 6일 범대위 상임공동대표단 등 범대위 내부 회의가 있다"며 "이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밝힐 수 있겠나"라고 다시 제안했다. 이 제안에 앙마는 "나는 네티즌의 대표가 아니니 개인자격으로 참석할 수가 없다"며 "대신 몇 가지 건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앙마가 홍 목사에게 전한 의견은 "내부회의가 아닌 공개회의로 해줄 것과 의견을 말하고 싶은 모든 네티즌에게 참여기회를 달라"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오마이뉴스> 및 <민중의 소리>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한 회의 생중계 △사회단체 및 시민 등의 참여보장 △회의 의제에 촛불시위의 성격과 발전방향을 포함해 줄 것 △회의에서 나온 모든 쟁점을 인터넷 투표에 부쳐줄 것 등이다.

이 네가지 제안에 대해 홍 목사는 직접 메모를 하며 "내부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잠정적인 회의 날짜와 시간을 오는 8일 오후 6시로 정하고 헤어졌다.

20분여 동안 진행된 면담 뒤 홍 목사는 "조건이 다소 많지만 수용되도록 논의해보겠다"며 "우리 모두의 목적인 여중생 사건 해결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지은 기자


<제1신:4일 오후 5시 30분>

광화문 촛불시위, 범대위-'앙마'측 두곳서 진행될듯


지난 해 6월 미군 장갑차(궤도차량)에 의해 사망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새해 첫 주말 촛불시위가 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11월 30일 첫선을 보인 '촛불시위'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로 한달 여 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이날 촛불시위는 그간의 방식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인은 지난 3일 오전 2시께 촛불시위의 첫 제안자 '앙마'(본명 김기보, 30·학원강사)가 "범대위 주관 촛불시위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별도의 촛불시위 모임을 갖겠다"고 밝히고 나섰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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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대위 촛불시위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 다른 장소서 ' 평화와 반전 ' 목소리 내겠다"

이를 계기로 그 동안 인터넷 상에서 오고갔던 네티즌들의 '촛불논쟁'이 사실상 표면화된 셈이다. 앙마의 이같은 제안이 공개된 후 앙마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과 반대하는 네티즌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일단 앙마의 뜻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은 앙마의 개인 홈페이지(www.angma.org) '평화반전 촛불시위 의논' 게시판을 통해 4일 촛불시위 계획과 장소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4일 '오후 5시 30분∼6시 사이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모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는 "예정대로 4일 오후 6시 광화문 교보생명 후문앞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4일 앙마의 제안으로 촛불시위가 두 군데서 벌어지게 된 데에 대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이 확대된 공간에서 시위 참여를 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김선미 범대위 대변인은 "지난해 말 범대위에서 2003년 촛불시위 계획을 논의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집회장소를 광화문 만으로 국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서울역·신촌 등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라면 더 많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촛불시위 확대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논평했다.

범대위는 4일 오후 범대위 홈페이지(www.antimigun.org)를 통해 최근 제기된 촛불행진 중단 및 촛불시위 집회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중생 범대위 네티즌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채희병 범대위 사무국장은 "3일 오후 공동집행위원단 회의를 통해 최근 촛불시위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이를 (범대위의) 활동과정에도 반영하기 위해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 국장은 "설문조사 마감일자를 정한 것은 아니나 이후 조사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준비 물품을 '폭력시위' 증거로 돌변시킨 경찰
2일, 이대길 서울청장 발언 물의

▲ 지난 해 31일 '백만촛불평화대행진' 무대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된 대형 불글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2일 이대길 서울경찰청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시위가 순수한 추모 성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경찰의 억지주장"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이 청장은 "당초 취지를 벗어난 시위는 미신고 시위로 간주해 대응하겠다"며 이에 대한 예로 "지난 해 12월 31일 광화문 집회에선 1차 추모행사가 끝난 뒤 솜방망이와 신나(시너)가 발견되는 등 폭력화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 청장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범대위 측의 지적이다.

범대위 측은 "이 청장이 말한 '솜방망이와 시너'는 이날 무대행사로 예고됐던 '상징의식'에 쓰일 준비 물품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범대위는 '백만촛불평화대행진' 무대행사의 일환으로 대형 철조 구조물에 '2003 자주 평화'라는 대형 불글씨를 쓰는 행사를 마련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 행사의 준비물품을 '폭력시위의 증거물'로 돌변시켰다는 것.

채희병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 사무국장은 "이날 낮 광화문 네거리에 설치된 무대 주변 행사 준비장에 경찰이 들이닥쳐 솜방망이와 기름 등 행사 준비용품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또한 채 국장은 "행사 준비품을 무단으로 가져가 근거 없는 범대위의 폭력성을 부각시킨 것"이라며 "그간 촛불시위에서 '폭력시위' 오해를 살만한 물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경찰의 입장 표명은 지난 해 12월 21일 경찰이 돌연 범대위의 촛불평화행진을 불허, 과잉 진압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 국장은 "애초 경찰에서는 추모집회는 관혼상제에 포함되는 것이니 일몰시간과 상관없이 인정한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런데 지난 해 12월 말부터 경찰의 입장이 돌변한 배경에는 주한미군이 한국정부에 한 시위 대책마련 요구와 노무현 당선자의 '촛불시위 자제' 발언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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