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은 현대인의 삶에 양지와 함께 어두운 그림자를 선물하고 있다.
제 작년 친동생을 컴퓨터 게임에 나오는 수법대로 잔혹하게 살해한 중학생(14세)은, 인터넷을 통한 컴퓨터 게임의 확산과 인터넷 중독이 급기야 환각 상태에서 모방 범죄까지로 이어지는 인터넷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사이버 시대의 마약이라고도 하는 온라인 게임 중독은 갖가지 개인적·사회적 병리현상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왜 '온라인 게임 중독' 이라는 현상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을 등급으로 판단하는 교육 환경에 지친 아이들 그리고 엘리트주의가 만연한 사회 생활에서 부딪히는 성인들은 하나의 일탈 욕구로 온라인 게임에 열중하게 된다. 즉, 평범하고 온순한 청소년이 온라인 게임에서는 무자비할 만큼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모범적인 회사원이 온라인 게임 채팅에서 파괴적인 모습으로 언어 폭력을 일삼는 것이 그 예이다.
또한 인터넷 보급으로 인한 문화적 변화로 인해, 또래와 상사와 가족과의 만남보다는 자신만의 사이버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즉, 우리나라의 '어우러짐'이라는 문화의 모습에서 조금씩 컴퓨터라는 도구로 인해 '개인주의적 문화 형태'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개인주의적 문화 형식과 스트레스 해소, 일탈 욕구를 반영한 '온라인 게임'이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을 적절히 즐기면 생활의 윤활유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의 기능, 활용 등 컴맹 탈출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게임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는다.
첫째, 온라인 게임은 일정한 패턴만 익히면 숙달되는 기존 오락과는 달리 독자적인 전략을 세워 싸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성적이 인터넷 상으로 기록되므로 경쟁심을 부추긴다. 그리하여 온라인 게임에서의 승리와 높은 성적에서 성취감을 느끼므로 하루에도 몇 시간씩 게임에 매달리게 된다.
둘째, 서울대 신경정신과 손창호 교수는 지나친 온라인 게임으로 인해 우울증, 대인 기피증, 운동 부족으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심리적·신체적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셋째, 지나친 게임 중독으로 인해 가족과 불화를 겪는 사람도 있고, 직장을 그만 두는 사람들도 증가하였다.
넷째, 많은 게임 유저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사의 상업화로 인해 게임의 내용이 지나치게 파괴적이고 공격적이며 선정적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즐기기에 부적합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규제가 없으므로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온라인 게임은 분명 21세기에 탄생한 새로운 문화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열풍'이 아닌 '중독'이 되어버리는 현상 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유발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점차 많은 문화가 온라인으로 집약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온라인 게임' 이외에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제시되어야 하고, 우리는 이를 향유할 수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극적인 문화인이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인만큼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소비 향락적인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질적 수준을 제고하여, 창의적이고 탄탄한 구성력을 갖춘 시나리오와 뛰어난 기술을 갖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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