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개 테마파크 조성된다

등록 2003.01.17 08:16수정 2003.01.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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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팔려갔던 개가 7개월만에 탈출하여 산과 강을 건너 낮선 곳을 헤매다가 푼돈에 팔아버린 옛 주인을 찾아 천리 길을 달려온 백구, 일터로 향하는 할머니 꽁무니를 따라 개구리와 들쥐를 잡아 놀리던 들판이 그리워 300km나 떨어진 고향집에 돌아온 이야기로 상종가를 친 진도개.

당당한 진도개 모습
당당한 진도개 모습김문호
전쟁이 있기 전 북쪽하늘을 향해 밤마다 짖어대 변란을 알렸다는 전설적인 명견, 어릴 때 길러준 주인을 영원한 주인으로 모시는 조폭 같은 충성심, 돌아온 백구에서 증명된 귀소본능, 뛰어난 후각을 바탕으로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에 대담 무쌍한 용맹성으로 수렵본능을 겸비한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개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다. 진도주민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진도개에 대한 추억 한 두 개쯤은 가지고 있다.

소, 돼지 등 일반가축과 같은 개념으로 사육되지만 자라면서 주인의 말귀를 알아듣고 동구 밖까지 나와 주인을 반긴다. 어느새 가족 구성원으로 동화된다. 매일 놀러오는 이웃집 아저씨에게는 짖어대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척은 알아보고 꼬리를 흔들어 반기는 영민함에서 더욱 매력을 느낀다.

이런 진도개가 용맹성이나 유명세에 비해 고정된 혈통 기준이 미약하여 시장가격이 천차만별로 형성되었다. 그래서 진도개를 기르는 생산농가도, 동물을 사랑하는 전국의 애견가들도 똑같이 일종의 피해자였다.

가족이 함께 하는 놀이공원

현재 1조원에 이르는 애견시장은 애견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향후 10년 내에 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도군은 진도개라는 좋은 관광자원을 활용하여 놀이공원, 연구 관리센터, 사육 및 부대시설, 경주장 등 진도개 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지역경제 및 지방재정확보에 활로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진도개 묘기
진도개 묘기김문호
묘기
묘기김문호
진도개 묘기장면
진도개 묘기장면김문호

2006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진도테마파크는 4만여평의 부지에 영세한 지방자치단체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총사업비가 161억6600만원이 투자되는 대형사업이다. 하지만 개장과 함께 년 간 5000억원의 수익이 가능하고 진도개 분양 등 사육농가의 간접수익까지 합하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놀이공원에 들어가는 시설은 △유료입장을 목표로 한 250석 규모의 진도개 묘기공연장, 이곳에서는 돌아온 백구 연극공연 및 여러 마리 개가 함께 펼치는 진도개 묘기 쇼 진행 △홍보전시관은 진도개 관련유물, 캐릭터, 사진, 그림, 자료전시 및 역사, 만화, 영화 등을 상영할 상영관 운영 △진도개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동물 생태관에는 진도개의 전설, 설화 등 옛날 생활상을 밀랍으로 재현하고 분만견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구성한다.


또한 진도개와 어울려 놀 수 있고 기념촬영이 가능한 진도개 놀이방, 테마파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조각공원 및 백구기념탑, 개묘지를 조성한다.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핵심사업은 경견장이다. 진도개를 이용한 달리기경주로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방소득을 높인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진도개를 경주견으로 분양하면 가격이 상승하여 두당 100만원 이상 고소득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마다 세원확보를 이유로 사행심을 부추기는 경마, 경륜 등 사행산업에 뛰어들어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공청회는 물론 대토론회를 열어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분위기다. 행정기관 역시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낮은 지방재정 자립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진도개 경주를 통해 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사육농가소득을 보장하고 주민들의 경견장 출입은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귀여운 강아지
귀여운 강아지김문호
진도개연구소는 지금까지 연구해온 고유 체형고정 및 혈통보전이 진척됨에 따라 세계 최고권위의 개 등록기관인 캔넬클럽에 진도개 등록, 수출에 활로를 틀 계획이다. 이미 연구소는 지난해 5마리의 개를 영국에 보내 품성테스트 등 각종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 등록이 완료되면 30만원에 머물던 수출가격이 300만원으로 껑충 뛰어 사육 붐과 함께 진도경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진도개 5마리만 기르면 고소득이 보장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도개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사육 및 부대시설에는 400마리의 사육시설을 갖춘 경주견 훈련, 꿩 등을 사냥할 수 있는 수렵장을 개설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그밖에 부대시설로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호텔, 음식점, 강아지분양, 기념품판매와 1500대 차량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을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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