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 여성장애인 차별 심각

국가인권위·아시아여성학센터, 사례연구서 발표

등록 2003.02.06 11:06수정 2003.02.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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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월 4일 발표한 '여성장애인차별에 관한 사례연구서'에 따르면 대학사회에서도 여성장애인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는 2002년 10월∼2003년 1월까지 현재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최근 3년이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장애인 28명을 대상으로 '여성장애인차별에 관한 실태'를 조사했다.

여성장애인의 가족·교사도 학습권 침해의 중요한 요인

여성장애인차별에 관한 사례연구 보고서
여성장애인차별에 관한 사례연구 보고서신용철
여성장애인차별에 관한 사례결과에 따르면, 여성장애인은 가족, 교사, 교수의 낮은 기대치에 의해 수학능력개발을 위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대학교육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은 여성장애인에게 출석을 부르지 않기·결석 권하기·계속 똑같은 점수를 주기 ·질문하지 않기 등으로 획일적으로 평가하거나 취업을 추천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여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었다.

또한 가족 내에서도 위험한 세상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이유로 대학진학을 반대하고 대학 진학 준비중인 여성장애인에게는 대학진학보다 직업교육이나 집중적인 물리치료를 권하는 등의 태도를 보여 여성장애인의 수학능력 개발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사회, 여성장애인인권 사각지대

대학 내 여성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남녀공용으로 설치하거나 남자화장실 안에 설치해 출입문을 비닐 커튼으로 설치한 사례 등이 있었다.


이밖에 동료나 학교직원 중에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거나, 도움을 빙자해서 여성장애인에게 신체접촉을 하는 사람도 있는 등 여성장애인을 성이 아닌 존재 혹은 '제3의 여성'과 같이 다른 범주의 여성으로 규정하는 사회적 태도에 의해 여성장애인의 인격이 무시되고 성폭력 피해에도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학교 여학생 휴게실의 경우 비(非)장애여성 중심으로 시설과 공간이 마련돼 있어 장애인여성은 이용하기 불가능하며, 생리대 자동판매기는 비장애여성의 키 높이에 맞게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를 탄 여성장애인이나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여성장애인에게 생리대 자동판매기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실정.


장애인 집단 내에서도 여성장애인 차별

장애대학생으로 이루어진 동아리에서도 '회장을 비롯한 간부 직책은 남학생이 대부분 차지하는 경우', '여성장애인은 성별분업으로 인해 장애인단체에서 뒤치닥거리나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남성장애인이 여성장애인에게 "여자가 뭐야" 라는 식의 성 차별적 발언 또는 폭언을 하는 경우' 등도 있어 장애인 집단 내에서도 여성장애인은 차별을 겪고 있다.

그밖에도 교내에서 지나가던 남학생이 도움을 빙자해서 신체접촉의 성희롱을 하거나 불쾌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거나 교직원이나 경비원, 매점 직원 등에 의한 신체접촉의 성희롱이 발생하는 등 자기방어 능력이 취약한 여성장애인들이 대학사회에서도 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이번 사례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2과 이수연 사무관은 "대학사회에서 장애인의 물리적 편의시설, 도우미 제도와 같은 행정지원체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의존적 상태가 여성장애인의 대학생활을 매우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교내에서 여성장애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장애인은 이성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의 불편함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성장애인 전담 도우미제 도입과 인권교육 시급

이수연 사무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각 대학에 재학 중인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문제 해소를 위해 장애학생 지원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확인되었다"며 "특히 여성장애인 전담 도우미제도의 시급한 도입과 교수, 교직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여성문제와 장애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인권교육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이화여대 아사아여성학센터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여성장애인의 차별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향후 여성장애인 차별에 대한 판단기준을 마련하고 차별 해소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자세한 기사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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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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