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신임 손 회장은 일단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과 '새정부 정책에 적극협조'라는 카드를 내놓고 일단 노무현 차기정부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손 회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의 면담을 신청한데 이어 다음주부터 10대그룹 총수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본격적인 재계의 대변자로 나설 전망이다.
특히 오는 12~14일 전경련 국제경영원 신년포럼에 노 당선자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회장과 노 당선자간 단독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손 회장과 노 당선자와의 단독회동 여부가 성사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대신 신년포럼에 당선자가 참석할 예정이서 어떤 식으로든 손회장과의 만남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일단 재계가 정부정책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차기정부에서 대표적으로 추진될 상속증여 포괄주의나 집단소송제 등 재벌개혁 프로그램에 재계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원은 지난 5일 새정부 출범에 맞춰 내놓은 '정책제안' 보고서를 통해 "대중주의에 의거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재벌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반재벌정책과 공정거래법상의 재벌규제정책 모두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노 당선자측은 재벌개혁에 대해서 여전히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노 당선자는 지난 구랍 30일 경제5단체장과의 면담에서 "재벌정책이나 기업 구조조정정책 등은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충격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점진적인 개혁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노 당선자는 지난 3일 인수위 전체회의를 통해 "재벌개혁 과제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므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고, 6일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토론회에서 "경제단체와 일부 언론의 저항을 받고 있지만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강력한 개혁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노 당선자가 전경련 행사에 참석할 경우 과거 점진적인 개혁의지 보다는 강도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노 당선자쪽의 (재벌개혁 관련) 언급 내용을 보면 전보다는 강도가 세질 것"이라며 "손 회장과 당선자 사이에 어떻게 조율이 이뤄질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 |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 | | | |
| | ▲ '새정부와 함께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어갑시다'라는 홍보물이 내걸린 전경련 회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재계의 실질적인 수장이라는 명예와 함께 재계의 대표로 경제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임무도 떠안는다.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전경련 회장이 되면서 마치 경제대통령이 된 것처럼 착각했다'라고 회고할 만큼 재계 최고봉의 자리다.
전경련 회장은 공식적으로는 380여개 회원사를 대표하고 직원 130명여명인 전경련 사무국, 한국경제연구원, 전경련 국제경영원 등을 책임지지만 한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재벌 계열사들이 주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재계대표로 불리는데 아무런 손색이 없다.
특히 재벌그룹 총수들로 구성된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가끔 대통령이 경제5단체장과 회합할 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선임역할을 맡아 재계의 의견을 전달하기도 해 전경련 회장은 `재계 총리'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재벌개혁을 추진함에 따라 전경련 회장은 이런 재벌개혁 드라이브에 맞서기도 하고 타협하면서 재계의 이해를 지켜야 하는 적지않은 부담은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 자리는 실속은 없이 봉사만 해야 하고 정부와 재계를 같이 상대하며 재계의 이익을 최대한 지켜내야 하는 어려운 자리"라면서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어른으로서 재계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선임한 이후 이번 손길승 회장까지 모두 11명의 회장을 맞았다.
그러나 역대회장중 자신의 뜻에 의해 회장을 맡은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 상당한 진통을 거친 끝에 새 회장이 선출됐다.
김각중 회장의 선친인 김용완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연임하지 않으려고 2개월간이나 피해다녔으며 김각중 회장 역시 2년전 회장 추대회의 석상에 아예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전경련 회장은 이병철 회장(초대), 구자경 회장(18대)을 제외하고는 모두 2차례 이상 연임했다.
특히 김용완 회장과 정주영 회장은 무려 10년간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정 회장은 "81년 5공 권력이 전경련 회장직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전경련 회장은 회원들이 뽑는 것이지 권력이 임명하는 것은 아니라며 거절했다"고 훗날 회고하기도 했다.
역대 전경련 회장중 김우중 회장이 가장 불운한 회장으로 꼽힌다. 그는 김대중 정부들어 대우그룹이 파산되면서 중도퇴진했으며 아직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 |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공유하기
전경련 손길승호, '재벌 총알받이?' 손회장 "총수들 적극 지원해달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