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비축마을 국내방출계획, 농민 우롱하는 처사 강력반발

등록 2003.02.12 10:42수정 2003.02.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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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 수매가 인하 발표에 이어 농림부와 농산물유통공사가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중국산 도입 비축마늘을 국내 시장에 방출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남해 등 마늘주산 단지 농민들이 허탈감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

농림부와 농산물유통공사는 당초 정부의 발표하는 달리 지난 2001년 수입한 중국산 마늘을 오는 13일 서울 가락동 시장에 공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잔여 비축 물량인 2002년산 1만 4700여톤도 국내시장에 유통할 계획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국산 도입 비축마늘의 국내시장 방출은 마늘가격 폭락과 직결되어 마늘재배농가의 파탄까지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이미 결정해 두고 있었던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농민들에게 약속한 사항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농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즉흥성으로 발표한 대책이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농민 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정부에서 발표한 '마늘산업종합대책'에서 중국산 도입 저장 마늘은 대북 지원 등 대외 원조에 사용하고, 상황에 따라 폐기 처분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어온 농민들은 우롱하는 처사라는 것.

이에 대해 한 마늘재배 농민은 "정부의 발표를 100% 믿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농민과의 약속을 외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며 분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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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을 수확하고 있는 농민들의 모습 ⓒ 송유환

이에 따라 남해와 무안 등 전국마늘 주산단지 자체단체장으로 구성된 전국마늘주산단지 광역협의회는 2002년 정부의 마늘종합대책 약속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정부 차원의 성의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공동대처키로 했다.

협의회에서는 2001년산 중국 마늘이 장기 보관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소비 시장에 조기 방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마늘재배농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사항으로 당초 농민들과 약속한 사항을 성실하게 지켜 주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남해군 등 마늘주산단지 농민단체에서는 이번 정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대규모 농민집회를 준비하는 등 농민들의 강력한 단체 행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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