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라는 세상 금세라도 올 것 같다”

희망공동체 전북연대 익산지부, 시민단체로 새 단장

등록 2003.02.21 16:25수정 2003.02.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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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사회, 그것도 공동체 사회. 이런 사회의 주인인 사람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이 있다.
소박한 의미를 담고 작은 단체로 시작해 벽화그리기, 실버사랑봉사단 등을 꾸리며 올해로 3년째 익산의 등불이 되고 있는 희망공동체 전북연대 익산지부(이하 희망연대).

a 희망연대 벽화 그리기 봉사단과 시온 육아원 원생들의 모습.

희망연대 벽화 그리기 봉사단과 시온 육아원 원생들의 모습. ⓒ 희망연대

30여명의 청년들이 공동체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보겠다고 소모임으로 운영하다가 풀뿌리 공동체운동 시민단체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정필·제일한의원 원장)로 오는 4월 대중화 선언에 나선다.

“풀뿌리 공동체운동 시민단체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공간을 열어주는 대중참여형 운동으로 대안적 삶의 양식과 문화를 만들어 시민들의 생활문화와 의식의 질을 높여가도록 힘쓸 겁니다.”현재 실무간사로 일하고 있는 이진홍씨의 말이다.

기존의 시민운동단체는 전문가 그룹과 상근자가 중심이 되어 여론을 환기시키는 선전과 폭로, 감시, 비판과 반대 활동을 담당했고 시민들은 이를 후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다 보니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희망연대의 경우는 지난해 촛불시위를 주도해 익산의 힘을 하나로 모았고 눈에 띄지는 않지만 물품기증운동이나 도서기증운동 등을 전개해 시민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기도 했다.

특히 벽화그리기 운동은 지난 한해동안 12개 시설, 15군데에 성과물을 남겼고 기자가 찾아간 그 날도 전주 장애인복지관에서 벽화 그리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었다.

a 전북 혜화 학교의 담벼락에 그린 벽화.

전북 혜화 학교의 담벼락에 그린 벽화. ⓒ 희망연대

희망연대는 2001년 2월 25일 창립해 노인요양시설인 원광요양원을 방문해 자원봉사를 전개하면서 실버사랑봉사단을 운영했고 그 해 10월에는 신동에서 마을공동체 축제인 좋은 동네 만들기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런 봉사활동들이 개인주의가 팽배한 도심에 뿌리내리기에는 걸림돌도 많다.

시민들은 말한다.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타고난 천성이 아니냐며, 말이 쉽지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남을 돕고 정을 나눌 만큼 한가하냐고 반문한다.


맞는 말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익산에서는 그것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정을 느끼고 살기에는 사회가 각박하다.

a 희망연대에서 일하는 이진홍(우), 임형택씨.

희망연대에서 일하는 이진홍(우), 임형택씨. ⓒ 모형숙

이진홍 간사는 “자원봉사라고 해서 너무 어렵게만 또는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단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예를 들어 능력이나 관심사, 힘, 물건, 마음 등을 자연스럽게 이웃과 사회에 풀어놓는 것을 연습한다고 생각하며 실천하면 되죠.” 그렇게 해서 자원봉사의 의미는 보다 쉽게, 그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시민들의 생활 속에 파고든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하나가 되다 보면 현재 추진중인 영등동 시립도서관에 어린이 전용도서실도 마련될 것이다.

현재 6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인 희망연대는 앞으로도 회원과 후원인을 모집중에 있으며 홈페이지(www.iwithall.or.kr)에 인터넷 회원제안 코너를 개설하여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희망연대는 젊은 단체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젊은 생각과 행동이 살아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단체보다 실질적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단체가 되는 게 희망연대의 신념이기도 하다.

영등동 도서관 '어린이 전용도서실' 설치 요청
송학동 · 모현동 도서관도 건립 시급

▲ 익산시립 영등도서관 조감도
ⓒ익산시청
희망연대는 현재 신축되고 있는 익산시립 영등도서관 1층 유아방(20평)과 어린이 자료실(57평)을 어린이 전용도서실로 용도 변경해야 한다고 익산시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은 일반 도서관의 형태와는 다르다. 무조건 책만 열람하는 공간이 아닌 책을 바닥에 깔고도 보고 엎드려도 볼 수 있는 곳이며 함께 온 친구들과 대화하며 책을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기존의 도서관들은 유아방 이용율이 저조하고 엄숙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개념은 딱딱하고 조용해야한다는 인상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또한 익산인구의 30%가 거주하는 영등동과 어양동, 부송동에 초등학교가 7개가 되고 주민들의 인구분포를 볼 때도 영등동이 신도시인 만큼 젊은 연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현황을 살펴보면 도서관 당 인구수의 비율은 미국이 8964개, 독일은 6313개, 가까운 일본도 2681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불과 437개에 머물러 가입국가 중 최하위수준이다.

임형택 간사는 “올해 들어 우연히 MBC방송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적의 도서관’을 보고 추진하게 되었다”며 “현재 전국의 어린이 도서관은 서울에 10개, 경기도와 인천에 16개, 충남북과 대전에 2개, 경남북과 부산에 3개, 제주도에 1개에 있으며 전북에는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익산의 경우 마동에 위치한 시립도서관 외에 신축중인 영등동 시립 도서관을 제외하고는 문화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국한되어 있다.

특히 도서관들이 발전지구인 영등동 쪽으로 몰려 송학동과 모현동도 하루 속히 도서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희망연대는 무조건 큰 도서관보다 작더라고 시민이 가볍게 걸으며 내 집처럼 드나드는 도서관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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