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 허위보고 시정질의 중단 파행

시장 의회 비하 발언 말썽, 관계공무원 허위보고 조례개정 안돼, 의원 반발 시정질의 중단

등록 2003.03.14 22:24수정 2003.03.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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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회 임시회가 시장의 의회 비하발언과 관계공무원들의 허위보고, 의원의 자질 문제 거론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제213회 임시회에는 '수원시원천유원지주차장주차료징수조례중개정조례안' 등 9개 조례가 상정됐고 시장에 대한 시정질의가 이뤄졌다.

a 시장의 의회 비하 발언으로 시정질의가 중단된 수원시의회 제2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

시장의 의회 비하 발언으로 시정질의가 중단된 수원시의회 제2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 ⓒ 김경호

그러나 14일 제2차 본회의에서 김용서 수원시장이 의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의원들이 반발해 시정질문을 다음 회기로 일방적으로 미루는 바람에 시정 답변을 보러 온 방청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 11일 제1차 본회의에 이어 시의원들은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동안 각 상임위원회별로 개정조례안에 대해 안건심사를 벌였으나 관계공무원들의 허위 보고로 인해 조례개정이 수정되지 않고 통과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계공무원 허위보고 말썽= 수원시의회는 지난 12일 상임위원회별로 개정조례안에 대한 안건심사를 벌였으나 관계공무원의 허위보고로 말썽을 빚었다.

'수원시원천유원지주차장주차료징수조례중개정조례안'에 대한 개정안 심사가 벌어지고 있는 도시건설위원회.

관계공무원으로 출석한 정명석 원천관리소장은 개정 조례안의 주요 골자가 현행 이륜차 200원, 승용차 500원, 중·대형차 1000원을 받고 있는 원천유원지 공영주차장의 운영을 소형차 1000원, 중형차 2000원, 대형차 3000원으로 각각 분류하고 요금을 인상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안건심사에 나선 양종천 의원은 개정안 제6조의2에 50% 감면대상으로 있는 장애인에 대해 혜택을 100% 감면 대상으로 할 것을 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교통행정과장은 상위법인 주차장법에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돼 있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고 결국 의원은 제안을 포기했다.


그러나 실제 주차장법에는 주차요금의 요율이나 징수방법 등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관계공무원의 허위보고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앞서 김명호 의원(정자1동)은 원천유원지에 관광버스 주차와 관련해 요금 징수방법과 주차관리요원의 근무시간 등을 묻고 관광버스 불법 주차 관리실태를 지적했다.

a 시장의 발언으로 의원들이 정회를 하고 나오자 의회사무국 등 공무원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시장의 발언으로 의원들이 정회를 하고 나오자 의회사무국 등 공무원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 김경호

그러나 원천관리소장은 사실과 다르게 관광버스에 대해 월납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있는 주차관리요원에 대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허위로 답변했다.

원천유원지 불법 주차와 관리실태는 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김 의원에 의해 지적을 받았으나 원천관리소는 여전히 이를 시정하지 않고 불법을 묵인한 채 요금을 징수하고 있어 요금인상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종천 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감면혜택을 100%로 하기 위해 다음 회기 때 의원동의를 받아서 다시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의회 비하 발언 파문= 지난 14일 오전 10시 제2차 본회의가 열린 수원시의회 본회의장.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시민단체인 수원경실련과 YWCA, 종교단체인 CLC, 일왕저수지 인근 통장 등 3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시정질의는 당초 홍신선 의원(화서2동·도시건설위원장) 등 6명의 의원이 수원역 우회도로 개설, 일왕저수지 공원개발 계획 등 14개 사항에 대해 질의를 벌이고 시장과 관계공무원이 이에 대해 답변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첫 질의에 나선 홍 의원이 영통 수영장과 새천년 수영장 관리위탁계약 문제 등에 답변을 요구하자 김용서 시장이 의원발언에 대한 자질문제를 언급하는 바람에 의원들이 반발, 정회한 뒤 시정질의를 중단해 본회의가 시작된 지 30여분만에 휴회되는 등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첫 시정질의에 나선 홍 의원은 "시장이 취임 초 약속을 어기고 특정단체와 계약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평소에 종교단체는 이권에 개입하면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홍 의원은 또 수원시청 제2청사 설계와 관련해 "30억원짜리 설계심사에서 의원들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답변해달라"며 "시장이 의회를 경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몰아부쳤다.

답변에 나선 김 시장은 "영통 수영장 위탁계약은 이미 취임전에 전 시장 때 수탁자 선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뤄진 일이고 제2청사와 관련한 것은 설계심사가 아니라 예산 1,700만원짜리 설계경기심사였다"며 "제대로 알고 질의하라"고 말했다.

이에 황용권 의원(매탄3동)은 보충질의에서 "시장이 의회를 무시하니까 공무원들도 무시한다"며 "이런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러자 김 시장은 "엉뚱한 질의로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나돌게 만들고 실시설계가 뭔지도 모르면서 질의한다"며 "수준 높은 의회가 되길 바란다"고 맞받아 쳤다.

결국 의원들은 정회를 요구했고 10여분 후 속개된 본회의에서 김종열 의장(영통2동)이 이런 분위기에서 더 이상 시정질의를 할 수 없다고 본회의를 종결했다.

이로 인해 일왕저수지 공원개발계획에 대해 듣기 위해 온 인근 통장과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은 알권리를 충족하지 못하고 의회를 서둘러 떠나야 했다.

수원경실련 노건형 사무국장은 "의회사무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본다"며 "시장은 누구에게나 참고 져야하는 게 본연의 역할인데도 의회를 비하한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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