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2) '희망이 가득한 시간'

아픔을 함께 할 줄 아는 변호사를 끔꾸는 곽경화씨의 새벽 기도

등록 2003.03.17 16:05수정 2003.03.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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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2차 사시 백일 전. 초조할 법도 한데 의연하다. 뭐 하나 대충 대충 넘어가는 게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공부하고 싶어 하는 걸까. 손에서 펜이 떠나질 않는다. 무언가 수첩에 적으며 성경을 꼼꼼히 살펴 읽는다. 펜을 쥔 작은 손이 야무지다. 꼿꼿이 세운 등이 단 한번도 흐트러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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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청초한 목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신창원을 변호했던 엄상익 변호사를 닮고 싶다 한다. 그녀의 불안은 미래가 아니다. 오로지 공부만 해 왔던 그녀이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의 작음을 불안해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 다른 인생에 호기심이 많다. 책을 씹어 먹어도 시원 찮을 시기. 책 밖의 세상을 궁금해 할 줄 아는 그녀의 열린 마음에 따스한 인간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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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대구 사투리가 구수하다. 자신의 얘기보다는 타인의 얘기에 더 정성스레 귀를 기울인다.그녀의 귀는 좋은 변호사의 자질을 가졌다. 가감없이 열려 있다. 오염되지 않은 좋은 귀를 가졌기 때문일까. 타인이 자신과 다를 수도 있음을, 그녀가 틀릴 수도 있음을 스스로 인정할 줄도 안다. 차디찬 새벽 공기가 그녀의 온기로 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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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그녀의 가장 든든한 백(?) 하나님과 데이트 중. 감히 그 둘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다. 무슨 고민을 나누며 어떤 얘기들을 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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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이 시작되려 한다. 사는 거 참 심심할 수 도 있겠네. 이렇다 할 취미도 없고 공부 말고는 딱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사는 거 재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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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글쎄. 확고한 목표가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삶의 뚜렷한 구심점이 있는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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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사람과 삶에 관한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가만 보니 어디선가 봄 내음이 풍긴다. 파릇한 삶의 에너지가 그녀에게서 약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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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려야 할 이유가 없다. 꿈이 있고 실현 시킬 방법을 알기에. 꿈이 있는 삶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녀의 꿈이 여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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