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반전 평화 시위대 기습시위

부시는 이라크 공격 즉각 중단하라

등록 2003.03.21 07:55수정 2003.03.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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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토론토 미국 영사관 건너편에 시위대가 도열해 있다.

토론토 미국 영사관 건너편에 시위대가 도열해 있다. ⓒ 김태엽

이라크에 지상군이 투입됐다는 소식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의 미국 영사관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기습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토론토 주재 미국 영사관 앞은 이미 공격이 시작된 어제(20일) 저녁부터 500여명의 시위대가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현재 미국 영사관 건너편에 1000여명의 시위대가 '무고한 이라크 양민에 대한 학살'로 규정하고 '명분 없는 침략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수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a 신호등이 바뀔 때마다 차도로 뛰어드는 시위대

신호등이 바뀔 때마다 차도로 뛰어드는 시위대 ⓒ 김태엽

현재 토론토는 장대비가 쏟아져 시위대의 방송 장비가 제 구실을 못할 정도의 상황입니다. 5시에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위대는 지나는 차량과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었으나 현재는 경찰 병력이 시위대가 차도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상황이며 신호등이 바뀌는 틈을 타 시위대가 차도로 내려갈 때마다 조금씩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a '이라크 양민 학살을 중단하라' 시위에 참가한 한 중동 소녀의 피켓

'이라크 양민 학살을 중단하라' 시위에 참가한 한 중동 소녀의 피켓 ⓒ 김태엽

지난 2월의 대규모 시위 이후 토론토 곳곳에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오후 5시에 미국 영사관 앞으로 모일 것을 행동 지침으로 정해놓은 상태였고, 오늘 오전부터는 반전 평화 시위대가 시내 곳곳을 도보로 행진하며 5시에 영사관 앞으로 집결할 것을 알리는 유인물을 나눠주었습니다.

현재 미국 영사관 앞은 상당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영사관 바로 앞은 이미 1층 높이의 목재 바리케이트가 건물 전면을 막고 있고 건물 옆면과 뒷면에는 500여명의 전투 경찰이 배치되어 있으며, 차량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차체가 높은 승합차 100여대를 동원하여 인도에 근접한 차선에 주차해 놓은 상태입니다. 아울러 구급차 4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반전 평화시위대는 영사관 앞뿐 아니라 시내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이라크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고 지나는 차량들은 경적으로 그들의 주장에 동조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a 미국 영사관 앞이 목재 바리케이트로 둘러져 있다

미국 영사관 앞이 목재 바리케이트로 둘러져 있다 ⓒ 김태엽

토론토의 핵심 도로인 영과 블루어가 만나는 곳에도 300여명의 학생들이 차도를 점거한 채 미국 영사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며, 다운타운 시청 앞과 미드타운인 에글링턴 쪽에서도 시위대가 영사관 쪽으로 출발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5시 30분이 넘어가면서 장대비로 인해 날이 어두워지자 지나는 차량들은 전조등과 경적을 이용해 시위대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1시간 전인 4시부터는 미국 국가를 카세트에 틀어 놓은 10여명의 전쟁 지지자들이 미국 국기와 함께 영사관 오른편에 위치하고 경찰들의 보호 아래 전쟁 지지 시위를 진행하는 상황입니다. 한때 집결하던 반전 평화 시위대와 마찰이 있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a 경찰 비호 아래(?) 부시의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자들

경찰 비호 아래(?) 부시의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자들 ⓒ 김태엽

30여분 전인 4시 40분쯤에는 시위대의 스피커에서 John Lennon의 'Imagine'이 흘러나오자 시위대 일부는 눈물을 흘리고 특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온 고령의 시위대들은 영사관 건너편 나무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한편 어제 저녁부터 CNN을 비롯한 미국 방송사들은 토론 프로그램과 뉴스를 통해 신속한 정보를 서로 자랑하며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것을 예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그다드 시내가 불바다가 된 영상을 계속 내보내고 있으며 현지의 특파원들을 통해 바그다드의 상황과 지상군 투입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사망설은 오전에 한때 보도되긴 했으나 현재는 잠잠한 상황입니다.

a 영사관 맞은 편의 시위대

영사관 맞은 편의 시위대 ⓒ 김태엽

반면 캐나다의 CTV, CityTV와 CBC 등은 이미 지난 17일 전쟁 및 파병 반대의 입장을 표명한 장 크리티엥 수상의 결정과 국내 여론을 반영이라도 하듯 차분하게 바그다드 시내의 영상을 보내고 있으며, 바그다드 현지의 특파원 등을 통해 음성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지하철 역마다 설치된 라디오 방송의 속보판에는 미국 영사관 앞에서 반전 평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속보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반전 평화 시위 상황을 속보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a 영사관 앞 차도로 뛰어들어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영사관 앞 차도로 뛰어들어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 김태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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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퇴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맨발로 땅을 딛고 걷는 날이 올까를 궁금해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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