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일으키는 기독교인임이 부끄럽다"

한기연, 4일 전쟁중단을 위한 기독학생 인간선언

등록 2003.04.05 11:27수정 2003.04.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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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지난 4월 2일 이라크전 한국군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도 시민사회의 전쟁반대와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높아만 가고 있다.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이하 한기연)는 4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앞에서 이라크 전쟁 중단을 위한 기독학생 '인간선언' 기도회를 갖고 노무현정부의 이라크 전쟁 한국군 파병을 규탄했다.

한기연은 "포탄으로 자신의 신앙고백을 해버린 부시로 인해 선교의 문이 막히는 것은 물론, 전세계 곳곳에서 기독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핍박받는 이라크 백성들은 기독교인들이 자신을 핍박한 역사를 모두 기억할 것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전쟁의 참극도 똑똑히 기억해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기연은 "한국에서도 교회는 전쟁을 반대하기는커녕 일부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하나님이 아닌 미국과의 관계가 한반도 평화의 중심이라며 왜곡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교회는 이제 사회의 상식도 쫓아가지 못하는 집단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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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전쟁이 이라크와 중동의 백성들을 무겁게 억누르는 지금, 당신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공동기도문 낭독과 묵상으로 시작된 '인간선언' 기도회에서 연대발언을 한 홍근수 목사는 "예수의 복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면서 "하나님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화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근수 목사는 "오늘날 기독교는 부시를 위해 감사 기도를 하고 성조기를 흔들고 미국의 축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기독교인이 있고 한쪽에서는 부시 반대 기도를 하는 기독교인이 있어 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저 악마 부시는 이라크 사람들을 더 많이 죽일 수 있는 폭탄을 만들어 여자와 어린이들을 더 많이 때려죽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근수 목사는 또 "부시의 교단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교단들은 전쟁을 규탄하고 미국 유수의 기독교 지도자들도 한목소리로 이라크전쟁을 중단하라는 촉구운동 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양심은 죽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미국의 이라크에 우리 이름을 팔아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것처럼 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노무현 정부에 요구했다.


홍 목사는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한국군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참여정부가 국민참여가 아니라 부도덕한 전쟁참여정부가 된 것에 서글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a 연대사를 한 홍근수 목사

연대사를 한 홍근수 목사 ⓒ 박신용철

이어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지난 3월 23일부터 천막을 치고 금식기도회에 돌입한 한기연 13대 김바울 회장은 금식기도단 활동보고를 통해 "한양대 학생이 전쟁반대, 파병반대 금식기도회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찾아와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했다"며 "전쟁을 반대하고 하나님 사랑을 몸으로 보여낼 것"이라고 결의했다.


김 회장과 같이 금식기도회를 하고 있는 강현석씨는 "이라크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지만 나의 죽음에 있어서는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단식기도회를 정리한 소감을 밝히면서 "전쟁의 상황이 종료되는 날까지 맨뒤에서라도 묵묵히 지켜나가자"고 제안했다.

현재 한기연은 지난 3월 25일부터 이라크 어린이 돕기 모금활동, 반전서명, 반전기도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a 한기연 13대 회장 김바울

한기연 13대 회장 김바울 ⓒ 박신용철

한기연은 기독청년학생 인간선언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명분도 설득력도 없는 비이성적인 전쟁이며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잔인 무도한 학살행위일 뿐"이라며 "세계는 생명보다는 각자의 국익을 좇아 말과 입장을 바꾸고 있으며 우리 나라도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이 전쟁에 파병하는 결정을 내려 생명보다 우위에 있는 국익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고 한다"고 했다.

또한 "전세계가 미국의 힘과 이윤의 이름 앞에 굴복하고 이라크 민중의 생명을 도외시하는 동물적 본성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한기연은 다음주부터 서울지역 전 지부에서 이라크 전쟁 즉각 중단을 위한 금식기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 기독청년학생들은 △우리는 내 눈앞의 이익을 위해 남을 희생시켜 버리는 동물이 아니라 가난함과 굶주림에서도 이웃의 생명과 희망을 발견할 줄 아는 인간이다. △우리는 생명이 이윤 앞에 파괴되는 동물적 현실 앞에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인 우리 안의 본성을 지켜가기 위해 실천할 줄 아는 인간이다. △우리는 배고프면 다른 것을 잡아먹어야 하는 동물이 아니라 스스로 굶주림과 가난을 택할 수 있고 빵이 아닌 말씀으로도 살수 있는 인간'이라는 '인간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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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이날 한기연은 '기독청년학생 인간선언'을 마지막으로 기도회를 정리하고 오후 4시 한총련과 청년학생반전위원회가 주최하는 '반전 대학생의 날'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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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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