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투신소동을 벌이고 있는 주민 경강현씨가 김용서 수원시장이 주민들과의 성실한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김경호
우만고가차도 시공업체가 공사를 강행하자 대책위 주민이 공사중지와 시장의 성실한 대화를 촉구하면서 안전팬스 위에 올라가 투신 소동을 벌였다.
12일 오전 8시40분께 우만고가차도 대책위 주민 경강현(63·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삼미빌라)씨가 고가차도 시공업체인 삼성물산(주)의 전기공사 중단과 김용서 수원시장이 공사현장에 나와 주민과 대화를 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진입로에서 100여m 떨어진 안전팬스가 설치된 공사현장 끝 부분에 위치한 높이 5m의 안전팬스 위에 올라가 투신 소동을 벌였다.
이날 경씨는 안전팬스 위에서 “지난 3월13일 김용서 수원시장이 주민대표와의 면담에서 자신에게 누가 고가 밑에서 살라고 했느냐고 말했다”며 “시민을 잡는 시장이냐”고 격분했다.
경씨는 출동한 수원남부소방서 소속 119 구조대원들의 설득에도 2시간여 동안 실랑이를 벌였고 강제로 자신을 내릴 경우 투신하겠다고 소동을 벌였다.
결국 경씨는 오전 11시5분께 자신이 요구한 KBS, MBC 등 방송사와 안전팬스 위에서의 즉석 인터뷰가 이뤄지자 119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와 동수원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투신소동과 주민 시위
경씨는 이날 오전 8시40분께 삼성물산의 하청업체인 민엔지니어링이 전기공사를 하기 위해 고가차도 공사를 위해 설치해 놓은 안전팬스 끝 부분을 열어 놓고 작업을 벌이자 그 틈으로 들어가 5m 높이의 안전팬스로 올라갔다.
경씨가 안전팬스 위로 올라가 공사중단과 시장의 대화 촉구를 요구하며 투신 소동을 벌이자 우만고가차도 대책위 주민 70여명이 몰려들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오전 10시께 경씨의 안전을 위해 안전팬스 옆 119 소방차 주변에 경력을 배치했고 교통을 통제했으며 주민들이 안전팬스 주변 도로에서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시위를 벌이는 것이 불법임을 강조하면서 대책위 주민들을 설득했다.
119 구조대는 오전 10시20분께 경씨의 안전을 위해 에어백을 설치하고 설득작업을 벌였다.
주민들은 시장퇴진을 외치며 안전팬스 주변에 배치된 수원시와 팔달구, 장안구, 권선구 등 공무원 40여명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인도로 이동해줄 것을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주민들은 공무원들이“무엇 때문에 시공업체의 일에 동원돼 주민들을 막고 있느냐”며 “행정 업무를 해야 할 공무원들이 매일 공사현장에 나오냐”며 항의했다.
안전팬스를 가로막고 서 있던 공무원들은 오전 10시55분께 수원시청 S국장 직대의 지시에 따라 우측 인도로 철수했고 119 소방대는 경씨의 안전을 위해 에어백을 설치하고 경씨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였다.
이날 김인호 우만고가차도 대책위원장은 소방대원들과 함께 안전팬스로 올라가 2차례나 경씨를 설득했으나 거절당했으나 오전 10시40분께 KBS와 MBC 등 방송사와의 즉석 인터뷰가 이뤄지면 자진해서 내려오겠다는 경씨의 요구를 경찰과 공무원, 언론사측에 전달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결국 오전 10시49분께 경씨는 방송사와의 안전팬스 위에서의 즉석 인터뷰가 이뤄지자 오전 11시5분께 119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아 내려왔고 119 구급차를 타고 인근 동수원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중립, 행정은 업체편?
경찰은 오전 10시께 안전팬스 위에 올라간 경씨의 안전을 위해 주민들의 도로위 에서의 시위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라며 우만고가차도 대책위를 설득했고 강경한 진압보다는 주민 설득에 적극적인 대응력을 보였다.
경찰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인도위로 올라가 줄 것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대책위 주민들을 이동시키는데 성공했다.
경찰 간부들은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안전과 교통흐름은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설득작업을 펼쳤고 주민들도 경찰의 중립성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경찰은 삼성물산측과 시 측에 당초 주말에는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전기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격분한 게 아니냐며 항의했고 주민들의 안전과 자진 해산을 위해 공사를 중지할 것을 전달했다.
반면 주민들은 행정공무원들의 공사현장 동원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미 시공업체가 공사를 강행한 마당에 공무원이 무엇 때문에 업체의 문지기 역할을 하느냐는 항의였다.
시공업체측이 고용한 용역업체도 공사현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공무원이 업무를 팽개치고 공사현장에 나와 주민들을 가로막고 지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 같은 공무원들의 행동에 주민들은 격분하면서 ‘깡패시장 물러가라’,‘고가차도 결사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경씨가 안전팬스 위로 올라가기 전에 주무부서 공무원 간부가 현장에 감리업체 직원과 함께 있었는데도 이를 방관했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오전 11시21분께 시공업체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하자 주민 대책위는 인도 위에서 피켓시위를 멈추고 자진 해산한 뒤 신성아파트 앞으로 이동했다.
이날 김인호 우만고가차도 대책위원장은 시위를 정리하면서 “질서만 지키면 경찰과는 싸울 일도 없다”며 “오히려 경찰이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교 수원중부경찰서 경비과장은 “불법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시민의 안전이 우선적이여야 한다”며 “격분한 상태에 있는 주민들을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 편파보도 주민 반감 증폭
우만고가차도 대책위 주민들은 일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오후 12시30분께 고가차도 공사현장에서 20여m 떨어진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앞에 설치된 천막 주변에 모여 일부 지역방송과 지방일간지의 일방적인 보도를 놓고 반감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12일 오전 9시30분과 12시에 S방송에서 보도한 뉴스에 대해 “시장 얘기만 일방적으로 들어주고 주민들은 대립하는 모습만 방영됐다”며 “무엇 때문에 대립했는지 이유는 왜 방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비난했다.
주민들은 또 지방일간지 J일보의 12일자 보도를 놓고 김용서 시장 집 기습 촛불시위와 관련해 현장에는 오지도 않은 기자들이 일방적으로 시장 편을 들어 주는 듯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주변에 있던 경찰도 시장이 신변보호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한 J일보 기사와 관련해 과잉 기사를 쓰는 바람에 오전에 상급기관인 경기경찰청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며 불편함을 내 비췄다.
수원시 관계자는 “해당 신문의 기자가 사실과 다르게 기사를 쓴 것 같다”며 “시장이 수원남부경찰서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현장에 있던 지방일간지 K신문의 한 기자는 “최근 일부 언론의 기자들이 현장에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편중된 기사를 다루면서 주민들이 일일이 소속 신문사를 물어보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제호가 비슷한 신문에서 일방적으로 보도한 문제 때문에 주민들에게 취재하기 전에 5분 동안 해당 신문사와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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