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이라크 소녀가 세계인들에게 보낸 "나를 봐두라"던 그 편지를 읽고, '안녕', '전쟁과 평화' '얼마나 더" 등 반전 노래들을 그야말로 열창하였다. 핏대가 서고 얼굴이 붉어질 만큼. 처음하는 거리공연이라 아이들은 당황하여 가사를 잘못 바꿔부르기도 하고, 시작을 놓치기도 하였지만,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공연중에 동성로를 지나던 많은 사람들은 사진전을 유심히 보았고, 때로 아들과 아버지가 멈춰서서 공연을 지켜보기도 하고 바닥에 앉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공연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전쟁을 하면 안된다고 이성적으로는 생각하지만 감성적으로 내가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자신을 의심스러워 하며 공연반대를 주장한 적도 있고, "전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 과연 내가 사람들에게 전쟁반대를 전달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따라, 아니면 아는 척하면서 내가 나서는 건 아닌가"를 고민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 때 "전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던 친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