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원동 하수처리장 설비보수 주민들과 마찰

등록 2003.04.14 15:32수정 2003.04.14 20:43
0
원고료로 응원
14일 오전 9시 강남구 일원동 주민들은 머리에 띠를 두른 채 농성에 들어갔다. 일원동 탄천하수처리장 내에 있는 하수슬러지처리장 악취문제로 지난해 12월 가동중단에 들어갔던 이 작업현장에서 시공사인 삼성중공업측이 설비를 보수하려고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마찰이 일어났다.

a 일원동 주민들이 처리장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원동 주민들이 처리장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철

하수슬러지처리장은 2000년 11월 삼성중공업에서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건설 준공해 작년 7월 시험가동에 들어간지 2개월만에 심한 악취로 인해 시설하자 보수라는 명목아래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서울시와 삼성중공업 관계자의 협의후 오는 6월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시설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원동 주민들은 “서울시가 사람들 사는 곳 바로 코밑에 이런 혐오시설을 설치하면서도 사전 협의 하나 없었으며, 악취가 발생하자 변명만 늘어놓는 통에 주민만 죽어난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더이상 누구도 못 믿겠다. 혐오시설이든 아니든 간에 무조건 철거해가라. 서울시는 책임을 지고 지역주민들을 위해 위해한 시설을 빨리 철거해라”며 매우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a 주민들이 직접 나서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애처럽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애처럽다 ⓒ 유철

총책임자인 서울시와 시설을 시공하고 하자보수를 해야 할 삼성중공업, 이 지역 주민들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하수 슬러지 가동은 언제 가동될지 미지수이다. 여기에 시설보수 조차 언제 이루어질지 기약이 없다.

a 일원동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일원동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 유철

본사에서 나온 삼성중공업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서울시와 협의해 오는 6월까지 하자보수를 하기로 약정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설비 내에 있는 하수 슬러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해 냄새가 더욱 발생해 어떻게 하든 시설보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난감해 한다.


일원동 주민 대표 권용태 위원장은 “악취도 악취지만 서울시의 안일한 태도에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 이러한 설비가 들어온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악취가 발생해서 주민들 스스로 조사한 결과 탄천하수처리장 설비내에 이러한 설비가 들어선 줄 알았다”며 억울해 했다.

권 위원장은 또 “사전에 통보도 하나 없이 무작정 혐오시설을 지어놓고 문제가 발생하니까 수습에 급급한 서울시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서울시민으로 마음놓고 살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뒤늦게 나온 서울시 관계공무원들은 주민들의 반응에 매우 난감해 하며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a 서울시에서 나온 해당 공무원은 애써 해명하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서울시에서 나온 해당 공무원은 애써 해명하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 유철

일원동 주민들의 주장은 이러하다.

“주민들의 허락없이 멋대로 혐오시설을 짓는것은 지역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이므로 용납할 수 없다. 보수하든 하지 않든 시설을 폐쇄조치하라”는 일관된 주장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의 관계자 입장은 “어떻게 하든 시설보수를 하고 난 후에 시설을 운영하든 하지 않든 주민들과 서울시의 조율문제다. 현재 우리로서는 시설을 하루빨리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a 일원동 주민, 삼성중공업 관계자, 구의원 등 관계자들의 입장은 서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일원동 주민, 삼성중공업 관계자, 구의원 등 관계자들의 입장은 서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 유철

서울시의 경우 “하자보수를 하라고 공문을 내린 상황이므로 삼성중공업에서 시설에 대한 하자보수를 해야 하며 시설의 가동 유무는 그 후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략 83억원이라는 막대한 국고가 투입된 서울시 시설물이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골칫덩어리로 전락, 몇 개월 동안 귀중한 설비가 가동되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5. 5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