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의 자유정신을 기린다

강릉, 허난설헌 문화제 열어

등록 2003.04.18 07:04수정 2003.04.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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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경포바다와 마주선 초당에는 '바른 길, 올곧은 생각, 정직한 가르침'으로 뿌려놓은 솔씨들이 언제나 푸른 기상으로 곧게 서 있다. 440년전 강릉 초당(동)에 태어난 허난설헌을 두고 한 말이다.

선각자인 동시에 사상가로도 평가받는 허난설헌. 당대 최고의 여류문인 허초희(1563, 호 난설헌)를 오는 20일(일) 만날 수 있다.


사단법인 허균·허난설헌 선양사업회(이사장 박양자 강릉대교수, www.hongkildong.or.kr)가 주최하고 강원도 등 7개 지역언론 및 기관단체에서 후원하는 이번 문화제는 '허난설헌의 자유정신을 기리는 어울마당'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녀와 해후하게 된다.

a 1999년 처음 열린 '허균·허난설헌 문화제' 포스터

1999년 처음 열린 '허균·허난설헌 문화제' 포스터 ⓒ 선양사업회

올해로 다섯 회를 맞는 '허균·허난설헌 문화제'(9월 중순경)에 앞서 그녀의 기일인 4월 20일(음력3월 19일)을 맞아 난설헌의 초당 생가터와 경포호수 일대에서 그녀를 기리는 문화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경포호수 일대에선 사행시 짓기, 시상식, '난설헌의 자유정신을 기리는 경포호수 명상 걷기대회'가 시작된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 초당 생가터에선 투호, 찰떡치기, 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와 초당두부, 떡 등을 나눠먹는 행사가 계속되며, 사랑방에선 임영다도회가 준비한 햇차 올리기가 진행된다.

이어 같은 곳에선 오후 1시부터 3시 30분까지 시(時)어울마당(1.2부)과 함혜련 선생 초청 강연회, 시인과의 대화 등을 통해 난설헌의 시맥(詩脈)을 기리게 된다.


a 허균·허난설헌의 초당동 생가

허균·허난설헌의 초당동 생가 ⓒ 선양사업회

주말 강릉의 대지는 절정

16일로 '경포벚꽃축제'가 끝났지만, 연일 계속된 초여름 날씨로 강릉 경포일대의 대지는 녹음이 절정에 이르고 있어 벚꽃 이외에 호수를 둘러싼 채송화가 볼만하다.


특히, 경포에서 초당으로 이어진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솔향들은 삶의 찌든 때를 벗겨줄 만큼 일품이다.

(허균·허난설헌 선양사업회 033-642-9777, 640-2138)

a 행사가 열리는 초당동 생가는 지도에서 사천 반대 방향 경포호수 아래로 10분 거리(차량)에 있다.

행사가 열리는 초당동 생가는 지도에서 사천 반대 방향 경포호수 아래로 10분 거리(차량)에 있다. ⓒ 선양사업회


a 앙간비금도

앙간비금도 ⓒ 선양사업회

여성들이 제 이름도 갖지 못했던 시대, 난설헌의 '앙간비금도'는 여성적 자아가 투영된 최초의 작품. 부녀로 보이는 두 인물이 뜰에 서 있다. 어린 딸은 머리를 젖혀 저 멀리 산 위로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는데 그 소녀야말로 허난설헌의 또 다른 자아라고 미술사가들은 말한다.

a 허난설헌 초상화

허난설헌 초상화 ⓒ 선양사업회



허초희(許楚姬, 1563∼1589)

난설헌(蘭雪軒)은 호, 자는 경번(景樊)이다. 신동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글재주가 뛰어났으며 아름다운 용모와 천품이 뛰어나 여덟살 때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었다.

당대 석학인 아버지 허엽과 오라버니, 동생의 틈바구니에서 어깨너머로 글을 익혔으며 손곡 이달에게 시를 배웠다.

213수의 주옥같은 시를 남겼으며 동생인 허균이 명나라 시인 주지번에게 난설헌의 시를 넘겨주어 1608년 중국에서 <난설헌집>이 간행되었다.

그 후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격찬을 받아 당대의 세계적인 여류 시인으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1세(1563, 명종18년) : 허난설헌은 강릉 초당 생가에서 초당 허엽의 삼남 삼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8세(1570, 선조3년) :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었으며 뒷날 주옥같은 시 213수를 남겼다.
15세(1577, 선조10년) : 난설헌은 이 때 서당 김성립에게 시집간 것으로 보인다.
23세(1585, 선조17년) : 자기의 죽음을 예언하는 시 <몽유광산산>를 지었다.
27세(1589, 선조21년) : 짧은 나이로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유해는 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지월리 경수산에 묻혔다.
1590년(선조23) : 이 해 11월 남동생 허균이 친정에 흩어져 있던 난설헌의 시를 모으고, 자신이 암기하고 있던 것을 모아 <난설헌집> 초고를 만들고, 유성룡에게 서문을 받았다.
1592년(선조25) : 난설헌의 남편 김성립이 임진왜란에 참가하여 전쟁중에 싸우다가 죽었다.
1598년(선조31) : 이 해 봄 정유재란때 명나라에서 원정 나온 문인 오명제에게 허균이 난설헌의 시 200여편을 보여주었다. 이 시가 <조선시선> <열조시선>등에 실렸다.
1606년(선조39년) : 허균은 이 해 3월 27일 중국사신 주지번, 양유년 등에게 난설헌의 시를 모아서 전해줘 <난설헌집>은 사후 18년 뒤에 중국에서 간행되었다.
1607년(선조40년) : 이 해 4월 허균이 <난설헌집>을 목판본으로 출판하였다. 난설헌집의 발문은 태안 피향당에서 지었다.
1711년 : 일본에서 분다이야 지로베이에 의하여 <난설헌집>이 간행되었다.
38세(1606, 선조39년) : <난설헌집>을 주지번에게 줌.
1913년 : 이 해 1월 10일 허경란이 난설헌의 시를 읽고 감화받아 자신이 소설헌이라고 칭하며 시를 지은 <소설헌집>이 활자본으로 신해음사에서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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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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