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헌이 사용했다는 의자.조형미가 뛰어나다.안병기
한마디로 말해서 송봉기(67)씨는 은진 송씨 가문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분이었다. 그는 이 집에 대대로 내려온 유물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그래서 대전시 둔산동에 선비 박물관을 만들어 유물 보관 겸 전시를 하고 있다고 했다.
"유물이란 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좋은 법이 아니냐?"라고 넌지시 물었더니 그 분도 맞장구를 치면서도 "그렇지만 보관과 체계적인 정리의 어려움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한다.
내가 10년 전 대전으로 이사와서 맨 처음 이 집을 찾아왔을 때는 집 앞으로 개천이 흐르고 논들이 누런 벼를 제 품안에 가득 품고 있어 거의 옛 모습을 잃지않고 있었다.
그러나 유적 정비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원형 훼손과 난개발의 여파로 하여 지금은 아파트 숲 한 가운데 둘러싸인 '섬'이 되어버렸다. 그 섬의 이름은 동춘당 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