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헌 뒤안 자산홍안병기
호연재의 후손들이 빚어 마셨다는 가양주인 송순주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봄에 갓 올라 온 솔순으로 빚어내는 송순주는현재 대전 광역시 무형 문화재 제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송관장의 부인인 윤자덕 여사가 기능 보유자로 선정 되어 있다.
나 어렸을 적에 山監(산감)은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 소나무 벌채 감시가 주임무인 산감은 밀주 단속까지 겸하고 있었는데 몰래 막걸리라도 담갔다 들키는 날이면 몇 만원이라는 벌금을 물어야 했던 것이다. 요새 몇 만원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때만 해도 몇 만원이면 집안이 휘청거리게 된다. 그래서 어렸을 때 동네 어귀에서 놀던 아이 하나가 "야, 상감온다!"라고 소리치면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허둥지둥 집안으로 뛰어들어가서 땔감으로 쌓아둔 생솔가지와 밀주를 숨겨야 했다. 박정희 시대가 끝날 때까지 이런 산감의 위세는 계속 되었던 것이다.
나는 송봉기 관장에게 송순주가 어떻게 밀주 단속을 피해서 여태까지 전통을 보존해 올 수 있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그 분의 말씀은 이상하게도 산감들이 송순주를 보고도 아무 말 않고 그냥 가더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사랑채가 두 채나 되는 이 집의 넉넉함이 그들을 너그럽게 만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