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일째 단식수행을 진행중인 김성근 교무(왼쪽)와 38일간 단식수행을 한 지율 스님(오른쪽)박항주
원자핵공학 석사까지 마치고 반핵운동을 하고 있는 김영락 목사(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의 참회와 반성이 이어졌다.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자신을 뒤돌아 보지 못해, 핵발전소를 짓게 만들었다"는 자기고백은 교만과 오만으로 가득 찬 삶을 살면서, 안이한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반성의 길을 열어주었다.
천주교 환경연대의 유영훈 신부는 " 많은 분들과 지금 이 순간처럼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야 말로 진리이고 종교의 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에 모인 분들이 마음을 모아 간다면 생명의 평화를 함께 이루어 낼 겁니다" 는 말로 종교간의 화합을 외쳤다.
어두어진 8시 10분. 육신은 지쳐있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활기찬 원불교의 김성근 교무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의 수도자들에게 화답을 했다.
" 물질만능의 탐욕은 정신의 자주력 회복에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세계에서 정신의 자주력 회복없이는 새만금, 천성산, 북한산, 핵폐기장 모두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늘 늦 깍기로 사회참여를 하고 있는 원불교에게 진심을 보내준 여러분과 모든 종교와 합심해 정신의 자주력을 회복하고 진리를 함께 구현하겠습니다."
종교와 종교간 신뢰의 고리가 이어지면서 핵폐기장 부지 선정 백지화와 생명파괴를 방치한 자신의 참회는 깊어만 갔다. 38일째 진행된 릴레이 단식농성을 영광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기도회의 사회적 염원을 담은 열린시민마당 돌기가 8시 30분에 시작되었다.
신자와 시민들은 자신의 탐욕과 무지를 참회하면서 촛불에 핵폐기장 백지화와 생명평화의 염원을 빌며 열린시민마당을 두바퀴 돌았다. 정부청사의 불은 대부분 꺼져있어 청사의 위용은 오간데 없고 유림이 왕에게 정도(正道)의 길을 직언하던 곳인 광화문 앞 길은 조명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 환했다.
그리고 원불교대학생연합회 서울청년교구장의 '핵으로부터 자유선언 - 에너지절약 실천 제안문' 낭독이 이어졌다. 선언과 제안문에서는 "계속적인 남용으로 인한 에너지 고갈의 위기는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 시대에 우리는 핵에서 벗어날 것을 선언함과 동시에 정부의 핵에너지 위주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에너지 절약 10대 실천과제가 제안되었다. 실천과제는 '사용하지 않는 등을 끄자'와 같은 작은 생활실천에서부터 '석유와 핵발전 중심에서 친환경적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사회개혁 내용을 담았다.
9시 11분. 천지보은회의 이선종 교무는 그간의 감사와 비탄스런 감회를 이야기했다. 2월4일 4 곳 부지선정을 발표한 이후 매서운 겨울바람과 함께 진행한 밤샘기도회, 대규모집회 등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이야기했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목숨, 죽을 때 죽어야 제대로 된 삶을 산 것" 이라며, "진실하고 투명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선종 교무는 오늘 4대 종단의 만남을 "창문을 열고 문을 열고 광장으로 나왔더니, 여기가 집이고 일터였습니다. 정말로 사람다운 사람이 여기에 모여 있습니다."는 말로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9시 30분. 사회자는 반성과 참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지는 심고(心告)의식을 진행함으로써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냈다.
4월30일 오후 7시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함께 촛불기도회가 계속되며 5월1일 7시에는 영광,고창, 울진, 영덕의 지역주민과 함께 촛불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