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삶은 것박철
조금 경사진 곳 죽은 나무등걸 사이로 고비가 부끄럽다는 듯이 땅을 헤집고 살짝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꺽으면서도 미안합니다. 질경이도 맛있는 나물인데 잎이 큰 것보다 작은 것이 좋습니다. 이것도 기름에 달달 볶아 조선간장 넣고 무쳐먹으면 좋습니다.
고사리는 귀한 나물인데, 고사리를 하나 발견하면 그 주변에 꼭 여러 대가 올라와 있습니다. 굵은 고사리가 껑충해서 눈에 띄면 얼른 손이 갑니다. 고사리는 어디에 많은가 하면 산불난 데 많습니다. 땅이 걸지고 양지바른 곳에 고사리가 많습니다.
산 더덕은 모르는 사람도 그 옆을 지나가면 더덕 향이 납니다. 찬찬히 그 근처를 살펴보면 틀림없이 산 더덕 덩굴이 뻗어 있습니다. 뿌리가 끊어지지 않게 땅을 파고 더덕을 캐냅니다. 산 더덕은 향이 매우 짙습니다. 물로 씻어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고추장을 발라 구워서 더운밥과 함께 먹으면 끝내줍니다. 약주를 하시는 분들은 더덕과 막걸리가 제격이라고 합니다. 내가 나물에 대한 박사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잘 모릅니다. 아내와 나는 나물종류를 잘 몰라 아는 것만 뜯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