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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안식 전문위원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 최연종
화순 능주면 백암리에서 최근 청동기 유물이 발견된 데 이어 2일 같은 장소에서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또 발견돼 학계는 물론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고분은 청동기 유물이 발견된 곳으로부터 불과 200여미터 떨어진 얕은 구릉선상에 있다.
이는 영산강 상류인 지석강과 화순천이 합류하는 곳에서 가까운 구릉에 위치한 것으로 지금까지 능주 일원의 강가 주변에서 발견된 고분의 위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분은 길이 15m, 지름 10m, 높이는 5m 내외로 고분 주변에는 민묘(일반인들의 묘)가 있고 원형의 일부가 훼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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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얕은 구릉에서 삼국시대 고분이 발견됐다. ⓒ 최연종
무덤 주위에는 많은 토기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삼국시대의 토기형태인 연질토기, 개배 파편들로 추정된다.
특히 삼국시대 토기의 전형을 보이고 있는 개배(蓋杯, 뚜껑이 있는 잔)파편 등이 발견됨으로써 이 고분이 백제시대 후기인 6C 중엽 이후 고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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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분 위에서 발견된 '개배'(뚜껑이 있는 잔)파편. ⓒ 최연종
고분 주변에서 발견된 토기 파편들은 최근 고분 주변에 소나무를 심기 위해 포크레인으로 고분 일부를 훼손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것으로 보인다.
무덤 위에는 많은 돌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는 석실 파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고분은 문안식 화순군 문화재 전문위원이 청동기 유물 발견 인근에서 현장 조사를 하던 중 봉분이 무덤형태를 띠고 있는데다 주변에서 삼국시대 토기파편들이 발견돼 삼국시대 고분으로 확인하고 전남도와 국립광주박물관 등에 통보함으로써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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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배' 뒷모습. ⓒ 최연종
문 문화재 전문위원은 “이 고분은 백제의 지방지배의 형태와 백제후기 토착세력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발굴해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지만 고분 상부에 흩어져 있는 석실 파편으로 볼 때 백제 후기의 석실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 전문위원은 이어 “능주에 흩어져 있는 백제시대의 고분들과 건너편에 있는 비봉산성, 지석강과 화순천이 만나는 도곡을 기반으로 백제후기 능주지역 토착세력이 상당한 권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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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분 위에서 발견된 토기. ⓒ 최연종
능주에는 이번에 발견된 고분 이외에도 천덕리에 3기, 관영리 1기, 원지리에 1기 등 5기의 삼국시대의 고분이 발견, 전남도 기념물 제 192호 등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나이든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고분 이외에 몇 기의 고분이 더 있었으나 경지정리 과정에서 없어졌다는 얘기들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이 일대에 백제시대의 고분이 밀집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이릉부리군(爾陵夫里郡)으로 불린 능주에 막강한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 존재했음을 시사해주고 있어 사실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국립 광주박물관은 문화재 관리청의 승인을 받아 청동기 유물 발굴 조사와 함께 고분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발굴 조사는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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