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과 한복 차림의 시민들.
북에서나 총련 교포들의 중 고등학교 교복은(북에 가까운 총련사람들은 남쪽정부와 가까운 민단사람과 달리, 일본 정부가 세운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설립한 민족 학교들에 많이 다닌다.), 하얀 저고리(겨울엔 검은색)에 검정색 주름치마이다. 언젠가 잡지에서 총련 학생들이 이 치마 저고리 교복에 일본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양말과 신발을 신은 것을 본적이 있는데 흑백의 치마저고리가 옛 시대를 상기시키면서도, 아래에 매치된 신발덕분에 대단히 현대적 감각이라고 느낀적이 있다.
요즈음 우리에게도 개량한복이 많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데, 더불어 북에서의 한복 그리고 총련의 교복이나 화려한 파스텔톤의 한복 같은 것들은 조선시대와의 시대적 간극없이, 생활속에 자리잡은 우리 옷의 변천을 보게 해주는 것 같다.
참, 북쪽 공연 사회자들이 입는 의상에 대해서도 언급하자면, 그들의 한복은 치마의 뒤가 트여 있지 않다. 서양 드레스처럼 통으로 되어 있고, 그래서 입을 때 머리로부터 내려 입는다. 그리고 몇 겹의 페치코트를 입는지 굉장히 넓게 퍼진다. 하지만 여지껏 내가 보았던 가장 넓게 퍼져서 드라마틱(?) 했던 한복은 가수 김연자씨의 옷이었다. 2000년도의 축전 개막식에서였는데 그녀 주위로 10명은 족히 설 수 있는 넓이의 치마여서 한복도 저럴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압권이었었다!
미국의 재미교포 사회에선 남쪽의 한복경향대로 가는 반면, 재중교포나 고통련은 한복에 있어서 특별히 정리된 경향을 보지 못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그분들은 개인적으로 알게 된 이곳 저곳의 스타일을 입으시는 것 같았다. 고통련의 경우 평양에서 80여벌의 무용단 의상을 맞추어 가는 관계로 인해 북 의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또한 남쪽과 우즈베키스탄 교포사이의 교류로 인해 남쪽의 영향도 받는 것 같다.
한민족 한복 패션의 집합소
이번엔 몇몇 젊은 안내원 중에 총련스타일처럼(주로 색깔이나 무늬에서) 입은 것을 보았는데, 총련의 한복 또한 남쪽과의 상호영향을 볼 수 있는 만큼, 내가 짧은 방문들로 경향이 어디서 어떻게 영향받고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지만, 각 지역에 퍼져 있어 막힌 듯 하면서 이렇게 서로 영향받는 것 또한 같은 옷을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평양에서 열리는 이런 행사들은 각 곳에서 사는 우리 민족의 한복패션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에 나는 분홍색 치마와 금빛 수가 놓여진 화려한 당의를 가져 갔었는데 이것이 특이했는지 젊은 여성 안내원들과 교포 아가씨들이 유심히 살피고, 와서 이것 저것 물어 보았었다. 천이라든가 어디서 했는가에 대해. 나는 서울에서 한 것이며, 그밖에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는데, 어쩌면 내년 축전에 가면 누군가 당의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