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1)김자윤
4월 27일 일요일은 초여름처럼 따가운 날씨였습니다.
불어난 몸무게도 줄이고 봉수대 사진도 촬영할 겸 약간 힘든 여수 봉화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임도에서 산길로 접어들자마자 이곳 저곳에서 봄구슬봉이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고 제비꽃, 홀아비꽃대, 양지꽃, 솜양지꽃, 땅비싸리, 금란초, 골무꽃 등이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한낮 뜨거운 햇살 때문에 촬영하기 힘들어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산철쭉이 길가에 도열해서 반겨줍니다. 지금쯤 산철쭉이 다 지고 없을 줄 알았는데 만개한 시기는 많이 지났지만 아직도 싱싱한 산철쭉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날이 더워서 자주 쉬면서 옆에 있는 산철쭉을 자세히 보니 같은 산철쭉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꽃마다 색이 다르고 모양도 약간씩 차이가 났습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지만 열정적이고 순수하며 깨끗한 이미지는 우리 민족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까운 이웃을 만난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산 중턱에 오르자 좀쇠물푸레나무의 향기가 나를 황홀한 기분에 빠져들게 합니다. 꽃도 많이 피었지만 새로 나온 나뭇잎들이 산을 화려한 연두색으로 덮어 능선에서 바라본 산은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힘들게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산철쭉이 봉수대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가까운 야산에 가봅시다. 아름다운 산철쭉뿐만 아니라 수많은 들꽃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