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차선없는 국지도로와 왕복 6차선이상이 만나는 곳에서는 국지도로로 좌회전 신호를 주지 않아야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곳 동수원병원 앞 사거리의 경우 국지도로로 좌회전도 주고 병원 주차장으로 직진신호까지 주고 있다.김경호
수원시가 최근 교통정책의 일환으로 주요 간선도로와 국도상에 입체화시설 형태로 고가차도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첫 시도로 우만고가차도 설치와 관련해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민들과 충돌 마찰을 빚고 있다.
우만고가차도와 관련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교통정책이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하는지 교통전문가를 통해 긴급 진단해 보았다.
신호체계 개선이 교통난 해소 크다
"사거리 1개에 86억원을 들여 고가차도를 건설하는 것보다 잘못된 교차로 신호체계를 바꾸는 것이 교통난 해소에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
수원시가우만고가차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민들과 충돌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 고가차도 보다 동서간 신호체계를 바꾸는 것이 교통난 해소에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이는 교통난 해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만고가차도 건설보다 동서간(동수원사거리~법원사거리) 신호체계와 절선 등에 따른 개선이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것이 수원시 도심교통난 해소와 외곽으로의 차량 소통의 원활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통전문가들은 우만고가차도의 경우 외곽지역으로 빠지는 통과차량을 우선한 정책으로 직진차량이 신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외곽지역으로 원활하게 빠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하지만 고가차도 인근 지역 차량적체를 해소하는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지적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기도지부 관계자는 “수원시 도심교통의 문제는 1번 국도와 42번 국도를 통과하는 외부차량들로 인해 심각한 상태”라며 “외곽 순환도로를 만들어 도심을 지나지 않고 우회하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동서간 신호체계 개선이 더 시급
동수원사거리~법원사거리까지 폭 27m 길이 1,550m에 이르는 왕복 9차선 차도상에 있는 7개의 교차로 신호체계 가운데 4개 지점과 1곳의 절선으로 비보호좌선이 가능하게 돼 있는 잘못된 신호체계를 긴급 점검했다.
이 결과 교통전문가들은 영통시계와 신갈IC 방면으로 통과하는 차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신호체계와 절선 등을 점검하고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통전문가들은 왕복 6차선 이상 도로의 경우 비보호좌회전을 금지하고 U턴으로 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교통난 해소에 직접적인 도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도로를 절선해 신호기도 없는 상태에서 비보호좌회전을 합법화해주는 것은 주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것으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교통난이 심각한 것으로 진단, 고가차도가 계획돼 있는 동수원사거리 인근의 경우 한신아파트 사거리~ 동수원사거리방면 중간부분에 왕복 9차선을 절선해 차선없는 국지도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동수원병원앞 삼거리~ 우만사거리방면 중간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왕복 9차선을 절선해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뒤편 진입로인 국지도로로 비보호좌회전을 가능해 해줬다.
이로 인해 국도 1호선과 국도 42호선의 주 흐름방향으로 지침을 어기고 교통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절선을 한 셈이다.
동수원사거리~ 법원사거리 방면 왕복 9차선 42번 국도의 경우 잘못된 신호체계로 인해 교통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동수원병원 앞 삼거리. 궁전빌라 방향쪽 국지도로로 신호를 줄 수 없게 돼 있지만 이미 동수원사거리방향쪽 직진차량이 국지도로로 좌회전할 수 있도록 신호를 주고 있다.
특히 이곳은 건널목 신호외에 우만사거리에서 동수원사거리로 직진신호만 있어야 하는데도 궁전빌라쪽 차선없는 국지도로에서 동수원병원 주차장으로 직진신호를 주고 오히려 동수원사거리 방향으로는 비보호좌회전을 주는 등 사거리 신호체계로 운영되는 바람에 42번 국도상 주 교통흐름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우만2동 92-1번지 앞 삼거리에서 아주대 삼거리 방면으로 224m 지점. 왕복 9차선과 매탄시장방향으로 진입하는 6m 국지도로가 만나는 삼거리이다.
이곳은 직진차량 신호를 주고 아주대 삼거리 방향에서 국지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은 좌회전할 수 없고 224m를 더 가서 U턴한 뒤 진입하도록 신호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아주대 삼거리에서 법원사거리 방면으로 163m 지점. 국도상 왕복 9차선과 주막거리 방면 국지도로, 아주아파트 방면 왕복 2차선이 만나는 사거리 신호체계를 주고 있는 곳이다.
이곳 사거리는 삼거리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주막거리에서 아주대 삼거리로 좌회전을 금지해야 하고 법원사거리에서 U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법원사거리에서 주막거리인 6m 국지도로로 좌회전 진입을 금지하고 아주대 삼거리에서 U턴해서 우회전으로 진입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신호체계 점검결과 동수원 IC 방향으로의 통과차량보다 42번 국도상인 영통시계와 신갈 방면으로의 통과차량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만고가차도 신설보다 동서간 주 교통방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교통체계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시의 교통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관계자는 “국지도로로의 좌회전신호나 비보호좌회전은 금지하는 게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원칙”이라며 “서울의 경우 비보호좌회전이나 좌회전신호를 거의 U턴으로 바꿔 주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 주 교통 방향인 국도상의 교통을 원활히 하고 교통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국지도로의 좌회전을 모두 U턴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특히 영통과 신갈 방면 42번 국도상으로 교통량이 많아 시급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계획성 없는 도로정책
우만고가차도 건설과 관련해 사업의 우선 순위와 시급성에 대해 지적이 많다.
지난 2001년 10월에 확정된 ‘수원시 교통정비기본계획 변경 및 중기계획 수립’에 따르면 오는 2006년 동수원사거리~영통시계 방면 교통량의 예측수요는 시간당 3,334대에 이르고 있다.
반면 남북간 도로인 청소년문화센터~월드컵경기장 방면에 대한 예측수요는 집계조차 돼 있지 않다.
지난 2001년 10월에 확정된 교통정비기본계획에는 호텔캐슬~동수원IC간 도로개설공사만 잡혀 있을 뿐 입체교차로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태다.
이는 월드컵경기장 건립을 앞둔 2001년도에도 도심교통난의 심각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교통정비기본계획은 도로망정비기본계획의 상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도로망정비기본계획은 도시기본계획과 교통정비기본계획을 반영하게 돼 있다.
하지만 지난 97년 이후 수원시에는 도로망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된 적이 없다. 도로개설의 우선 순위와 사업시기, 사업비 등을 정하는 기본계획이 수립된 적이 없다는 것은 그 만큼 계획성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도로가 개설돼 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 97년부터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수립할 당시 이미 우만고가차도에 대한 계획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호텔캐슬~동수원IC간 도로를 완공해 개통했으나 고가를 미처 완공할 수 없어서 기초파일을 박아 놓은 상태로 공사를 월드컵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우만고가 외부 사람을 위한 도로다
시는 우만고가차도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우만동과 인계동 주민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세웠다.
그리고 행정력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업무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초강수를 쓰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언론을 통해 집단이기주의라는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론 공세를 펴고 있다.
시는 수원시민 전체를 위한 고가차도를 설치하는데 일부 주민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냐며 철권통치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논리의 빈약이자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공권력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대안이 없는 반대는 이기주의일 수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지하차도를 요구하면서 전문가로부터 타당성을 검증받자고 주장하고 있다 .
지극히 정당한 논리이다. 이를 집단이기주의로 몰아가는데는 시민을 위한 행정이 이미 공권력의 면모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이미 도심권 교통체증을 분산시키기 위해 동수원IC로 통행차량을 유도하기 위해 우만고가차도가 주요 간선도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미 우만고가차도 건설이 수원시민을 위한 도로가 아니라 수원시를 관통하는 통과차량을 외부로 빼내기 위한 것이 정책이라는 것을 설명한 셈이다.
즉 수원시내 주택가로 들어가는 차량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서울이나 용인수지, 분당 등 외부로 빠져나가거나 유입되는 차량을 위한 도로정책이라는 것이다.
또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
우만고가차도가 끝나는 지점은 효성초등학교 사거리에서 150m 전방이다 .
이로 인해 월드메르디앙 정문앞에는 고가차도 옹벽과 기둥이 맞닿아 우만사거리에서 퇴근차량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고가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좌회전등을 켜고 들어가 효성초등학교 사거리에서 U턴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통전문가들은 이 경우 교통사고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고가차도에서 효성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직진 신호를 받았을 때 차량들이 속도를 높여 가기 때문에 U턴이나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접근하는 차량과의 충돌사고 위험이 그 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미 오는 2004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월드메르디앙 정문 진출입선의 경우 남북간 고가차도가 생기면 진출입 동선을 변경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시가 이 같은 문제점을 안으면서까지 외부차량을 위해 고가차도 건설을 강행하는 저의를 놓고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수원경실련 관계자는 “기존부터 교통적체가 일어나지 않고 원활한 우만교차로 상에 고가차도 건설을 갑자기 시작한 배경에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배후주거단지 개념이라는 이의동 택지개발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교통정책은 도로건설로 풀어선 안된다
우만고가차도와 관련해 시의 본질적인 내면에는 교통정책을 도로건설로 풀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가 포함돼 있다 .
이는 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승용차이용자 중심으로 교통정책의 방향을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보행권이나 대중교통 이용자가 절대 다수인데도 시는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교통정책을 써서 오히려 승용차 이용인구를 늘리겠다는 정책인 셈이다.
수원시 교통정비기본계획의 교통정책 지표를 보면 이를 찾을 수 있다.
시는 지난 98년 34.3%에 이른 승용차의 수단분담율을 오는 2006년 37.8%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98년 현재 40.3%인 버스의 경우 2006년에는 38.7%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만큼 시가 승용차 증가율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율을 높이는 정책으로 변화하겠다는 교통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한 것을 드러내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교통정책은 교통의 핵심을 대중교통과 녹색교통, 보행권 등에 두고 승용차의 통행량이나 증가율을 억제하는 쪽으로 정책을 유도하고 있다 .
교통전문가들은 도로증가율이 차량 증가율을 따라 잡을 수 없는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대중교통 수단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교통정책을 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관계자는 “수원시는 특히 국도가 도심권 한복판을 가로 질러 있어 외부로의 통과차량이 많아 대중교통 수단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교통정책은 도로를 늘리는 승용차에 편중된 정책이 아니라 교통공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