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이후의 한반도 평화

김민웅 목사 "정세와 지식에 깊은 지도자 군이 필요" 강조

등록 2003.05.13 19:52수정 2003.05.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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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거주하면서 국내의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민웅 목사가 12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강좌에 강사로 나왔다.

이날 오후 7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된 정전협정 50년과 한반도 평화라는 공개 강좌에 나와 이라크전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과 동북아시아의 정세 전망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역설했다.


a 열정의 불을 지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민웅 목사

열정의 불을 지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민웅 목사 ⓒ 이성인

'이땅에 평화롭게 살기 위하여'라는 부제로 마련된 이 강좌는 3주간 연속 월요일마다 이어지는데 첫 강사가 김민웅 목사. 정치학 박사이기도 한 김 목사는 한국에서 기자생활도 지냈으며 '패권시대의 논리'라는 책을 저술하는 등 세계정세에 안목이 넓어 강연이 기대를 모았다.

강연에는 이라크전쟁 현장을 경험한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성국 신부와 이 학교 학생들 50여명과 시민단체 관계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강좌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후 현실화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의 절박성에 대해 근심과 우려가 커 시기 적절한 강좌라는 평을 들었다.

김 목사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한사람 한사람의 열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번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반전 운동이 거세게 일었지만 전쟁이 끝나자 수그러들었다"면서 "이것은 거대한 미국의 힘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에 대해 "힘이 센 것에 겁을 먹는 등 패배주의가 우리나라 전체를 지배한다면 큰 문제"라며 "이러한 것을 극복할 생각을 갖고 한사람 한사람이 열정의 불을 지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오늘의 두 시간이 인생의 삶에 큰 결단을 갖는 계기가 되길, 그리고 마음이 뜨거워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피력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성명이 있었을 때를 상기하며 국민들의 열광을 이야기했다.


"미국과 수구언론들은 당황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통일은 뜨거운 마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마음이 식어지면 아무 것도 안된다"고 말했다. "마음이 뜨거워지면 천방지축이 되는데 저기서 마음이 뜨거워지면 우리는 식히고 통일을 바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대통령에 당선되고 첫 방문이니만큼 국빈방문이 되어야 하는데 실무 방문이었다"며 "실무방문은 실무적으로는 결론 난 상태에서 이것을 공식화하는 자리이고 국빈 방문은 서로 손잡을 부분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것으로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주도권이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세계여론이 반전 목소리로 들끓는 가운데 진행된 전쟁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이 없어지고 내부적으로는 투기자본과 혼란이 생기고 외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나타났다"면서 "미국에 체니, 럼스펠드 등 강경파가 포진하고 그러다가 9.11테러가 터지자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 전쟁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즉, 군사주의를 앞세우게 됐다는 것.

@IMG3@이라크가 대상이 된 것에 대해서는 배경에는 유럽연합을 들면서 "중국 견제는 참고, 연합화 해 가는 유럽의 견제라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미국의 비판적 지식인인 스코트 니어링의 활동과 삶, 그리고 마르틴 루터킹 목사와 말콤X의 활동을 설명했다. 지식인의 고뇌와 활동에 대한 설명 후 제국과 공화정의 차이에 대한 이해를 구한 뒤 1861년 미국의 남북전쟁으로 말 머리를 돌려 미국에서 논란이 되었던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운동을 이야기했다.

김 목사는 이어 1823년 12월의 '아메리카는 아메리카인이 해결한다'는 몬로 독트린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도 1905년의 테프트 카쓰라 밀약으로 인해 미국이 필리핀을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한다는 덫에 걸려들어 한반도는 제국주의적 야만에 분단상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에 대해서는 "전에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나는 핵무장을 찬성하지 않는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핵무장은 반대"라고 못박았다.

김 목사는 "핵을 했다 해서 핵무장한 국가가 공격할 수 있는가" 반문한 뒤 관계설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친분관계 등에 대해 그리고 북한의 불가침 조약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미워하지마. 나도 너 미워할 마음없어 이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북한 갔다 와서 "애들 핵 가지고 있어"했는데 북한은 당시 "니들 그러면 핵 할애비라도 가질 수 있어"라는 의미로 풀이한다는 것. "그러니 우릴 괴롭히지 말아다오" 그런 메시지였다고 해석했다.

당시 북한의 상황은 "북한이 신의주 특구, 시베리아 가스관사업, 남북철도 이런 것이 논의될 즈음이었다"면서 "주변국에서 제동을 건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대량상살 무기가 있다고 하드니 조사팀 철수시켰고 중국, 러시아는 대륙간 탄도탄을 가지고 있는데 무서워할 것은 그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동북아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 날 것으로 보이니 당장 틀어막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일본의 상황에 대해 김 목사는 "일본과 식민지 배상과 관련한 것을 경협이라는 이름으로 수락한 상태였는데 이 상황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북한이 새로운 경제 유기체로 변화하는 것을 미국이 외교적으로 안 된다 한 것"이라며 "외교가 당근과 채찍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물처럼 당근과 채찍이라니 사람 대상으로 이건 아니다"라고.

김 목사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얘기 "아느냐"면서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는다고 하다가 또 먹고, 또 먹고 결국은 엄마를 잡아먹고 집에 있는 아이들까지 잡아먹으러 갔다가 아이들이 뒷마당의 나무로 올라가서 결국은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라며 "그러기 전에 동네방네 알려야 한다. '호랑이가 나타났다. 아무 것도 주지마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배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김 목사는 "우리는 '호랑이에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저력이 있는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닌 것은 이건 아니다 하는 움직임이 일어 나야한다"는 김 목사.

다시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한반도 평화 혼자 가면 어떻하나 절차를 밟아야 했다"면서 "우리나라에는 이런 저런 의견이 있다. 나도 힘들다 해야 했다"고 말했다.

@IMG4@강연을 마치면서 김 목사는 "우리도 뜨거운 여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80년 광주 민주항쟁이후 오노 스케이트, 효순이 미순이 사건까지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고 열거하면서 "우리의 삶이 유린 될 수는 없다"고 어조를 높였다.

"한미 관계가 대등해 질 수는 없다. 그러나 부당한 관계가 될 수는 없다. 정당한 관계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도 "대등한 관계는 아니지만 정당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면서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우리는 일을 만들어 내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아프리카 넬슨 만델라와 간디를 예로 들며 "만델라가 어렵게 살아도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간디가 힘이 없어도 존경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밟히지 않으려는 자세, 의지가 중요하고 '요건 밀고 나가기가 힘들겠구나' 해야 한다"는 것."그래야 약한 존재라도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우리의 길을 직시하고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지켜내야 하고 한반도가 전에는 고난의 땅이었지만 희망의 땅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강연이 끝난 후 방청석을 대상으로 질문시간이 주어졌다.

- 최근의 전쟁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이제 UN도 약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반전운동은 중요합니다. 새로운 국제연대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것이 큰 목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주체로 성장해야 합니다. 의지가 있어야지 의지가 없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은 아무 소용없습니다.

@IMG5@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 아니었습니까?
미국에 흔들린다면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미국이 우리에게 불가피한 존재가 되어 경제는 종속이 심화되면서 일어났습니다. 자본 통제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투기 자본이 마음대로 들어 왔다 나가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것은 협상을 강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의 종속에 깊이 빠져들어 가게 됩니다. 캐나다나 멕시코의 사례를 참고로 보아야 합니다. 당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데 자본이 쉽게 도망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정세와 지식에 깊은 생각을 가진 지도자군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깊이 보면서 하나 하나 선택할 줄 아는 젊은 지도자군이 나와야 됩니다. 없는 상태는 판단이 어렵지요.

군사적으로는 구체적으로 군축 선언하고 구체적으로 영세중립국 표방해야 해요.

북쪽에서 생산된 것 남쪽이 사고 남쪽에서 생산된 것 북에 팔고하면 다 해결 될 수 있어요. 통일하면 이런 계획 이런 자원을 공유할 수 있고 하는 계획이 있는거예요. 굉장히 많은 것을 풀어 낼 수 있어요.

자본의 통제력에 대하여 프레드릭은 '지배계급은 저항하지 않으면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대학생들의 의지와 정열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세요.
공부 좀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영국 친구가 하나 있는데 64년 생인가 그래요. 몇 살이죠. 마흔인가요. 세계 사학계를 주름잡아요. 유럽 100년의 역사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어요. 우리의 운명은, 변화하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우린 계몽수준에 불과해요. 우리 학생들이 굉장히 공부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공부 많이 해야 돼요. 절실해요. 거기서 삶이 나와요. 운동도 거기서 나와요. 그 충격을 가슴에 안고 나누어야 해요 닥치는 대로 많이 책을 읽어요. 70년대 학생들 정말 공부 열심히 했어요.

김민웅 목사 약력

▲ 강연하는 김민웅 목사
김민웅 목사
-1956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 경복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외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외과 대학원 졸업.
-1982년 미국 델라웨어대학 정치학 박사과정(정치철학), 뉴욕 유니온 신학대 기독교 윤리학 박사학위 수여. (논문: 제국의 윤리에 대한 투쟁)
-수원대 강사, 코리아 타임스 기자, 미주동아 기자, 뉴욕 목요기도회 총무, 뉴욕신학대 강사 등 역임.
-현재 미국 뉴저지 길벗교회 담임목사.
-한겨레신문, 한겨레 21, 시사저널, 말, 신동아 등에 칼럼 꾸준히 기고.
-저서: 물 위에 던진 떡(1995), 패권시대의 논리(1996), 콜럼버스의 달걀에 대한 문명사적 반론(1996)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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