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외 어디에도 도움 안되는 말"
"필요하다면 그 이상의 말이라도 해야"

[전문가 반응] 노 대통령 "미국 없었다면 나는 수용소에..." 발언

등록 2003.05.14 01:20수정 2003.05.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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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없었다면 나는 수용소에...' 발언에 대한 전문가와 정치권 인사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대북관계와 국내여론 악화를 우려하며 "지나치다, 적절치 않다,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말이다"라는 측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나치지 않다, 필요하다면 그 이상도 해야 한다"측으로 나뉘었다.

그밖에 "노무현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차원의 평소 소신이 발휘된 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김재홍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을 건드린 것이 벌써 여러 번이다. 특검법도 그렇고, 다자회담도 그렇다. 이번의 발언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현재 너무 북한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 가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을 풀어주는 것은 좋지만 좀더 다듬어야 한다. (이같은 발언이) 미국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국회의원]

지나치지 않다. 나 역시 오늘 고려대 강연에서 그런 맥락의 말을 했다. 부시에게 전적으로 코드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시 행정부는 정상적인 규범을 지키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 상식적인 대화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북핵문제, 북미수교, 불가침협정에 있어 성과가 단 1% 라도 있다면 립서비스, 친미,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조금의 성과라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나도 기분은 나쁘다. 국민은 미국에 굽신대지 않겠다던 노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전쟁의 가상시나리오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지나친 립서비스다' '굴욕적이다' 등의 반응은 상황인식에 기초하지 않은 정서적, 윤리적인 차원일 뿐이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


심각한 문제를 노출한 발언이다. 대북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가야 할 마당에 어쩌려고 그런 말을 했는지 답답하다. 현재 문제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3자 회담을 통해 북한은 이미 모든 카드를 내놓았다. 여기에 미국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무시' '적대' 정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취할 바는 남한의 평화번영정책과 북이 제시한 해결방안에 대한 미국측 답변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다짐받는 것이다. (미국에) 듣기 좋은 얘기는 한반도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멘트다. 이번 방미가 미국과의 우호증진, 평화를 다지는 자리인데, 굳이 정치적인 멘트를 할 필요가 있었나. 북한을 심하게 자극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듣기는 껄끄럽다. 하지만 대내적으로 더 문제가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 말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동서고금을 통털어 통하는 말이다. 말 한마디가 자신의 지지기반과 권력기반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구축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말을 국내에서 누가 좋아하겠나?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

[김영춘 한나라당 국회의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인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런 의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라고 본다. 이 말을 가지고 남북관계의 악화를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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