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을 향한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팔레스타인 통신] 평화활동가, 이스라엘에서 생겨나다

등록 2003.05.14 18:05수정 2003.05.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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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은국씨가 지난 6일(월) 이스라엘로 떠났습니다. 병역거부자의 날(15일)을 맞아, 7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국제 병역거부자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게 됐답니다. 국제 병역거부자 대회가 끝나면 은국씨는 팔레스타인에 들러 그 곳에서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함께 반전평화 활동을 벌일 생각이랍니다.

은국씨가 지난 13일 <대학생신문>으로 보내온 현지 소식입니다. 은국씨의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테러와 전쟁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이스라엘 현지 소식과, 그 곳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화운동가들의 소식을 기사화합니다 <필자 주>


지난 11일(일), 이스라엘의 수도 텔 아비브에 있는 국방부 앞에서 평화운동가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활동하는 국제 평화운동가들이 10일부터 이틀동안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추방당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평화운동 단체 ISM(국제연대운동) 활동가 2명이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와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추방됐고 그들이 사용하던 사무실의 모든 집기가 압수당했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60여 명의 평화운동가들은 제각각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국제 평화 활동가들을 추방시키지 마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점령을 중단하라”, “평화활동가들을 추방시키다니 부끄러운 줄 알라”, “우리 모두 ISM이고, 우리 모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집회장 주변을 차를 몰고 지나가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은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이었지만(이스라엘 평화활동가에게 운전자들이 뭐라고 하는 것인지를 묻자 차라리 모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손을 흔들고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아주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모두가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모두가 가난하고 지저분하고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학교와 언론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름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평화운동가 아리엘은 학교에 다니면서 단 한번도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오면서 '이-팔' 분쟁이 시작됐다는 역사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평생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험이 없어서 이러한 오해는 계속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격리돼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습니다. 테러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그들은 자살 테러를 하지 않고서는 주목받을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살 폭탄 테러는 의도와는 달리 국제 사회에 팔레스타인 전체를 무지막지한 테러리스트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에서 테러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을 향해 비폭력 비협조 운동을 끊임없이 전개해 왔습니다. 1,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에서 그들은 이스라엘 물건 매매를 보이콧하고 납세를 거부하는 식의 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은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세계에서 버려진 땅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을 조금씩 말살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홀로코스트'가 가해지고 있습니다. 100년 후에도 팔레스타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 평화운동가들은 그것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해야 할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5월 12일 이스라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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