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위에 보이는 요새와 같이 생긴 곳이 유대인 정착촌. 전체를 가로지르는 철조망이 방벽이다은국
이스라엘 수도 텔 아비브에서 에루살렘을 거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베틀레헴에 도착했다. 예루살렘에서 베틀레헴으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이스라엘 군의 검문소(check point)를 거쳐야만 했다. 스페인 활동가 4명과 터키 활동가와 네덜란드 활동가 각 1명, 그리고 최정민씨(평화인권연대)와 나는 알리바이를 짰다. 우리는 옷과 가방에 붙이고 있던 'stop the occupation' 'yes peace!' 'no war!'가 써져있는 배지를 모두 뗐다.
검문과 통금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문제였다. 검문소에서는 몇시간씩 차량을 붙들어 놓을 때도 있고 때로는 아예 출입을 금지할 때가 있다. 그것에는 어떠한 기준이 필요없다. 오직 이스라엘 당국이 결정할 문제인 것이다. 마치, 전쟁을 앞두고 있던 이라크 당국처럼. 다행히도 검문소에서는 우리를 붙잡지 않았다.
죽어있는 '성스러운 땅'
베틀레헴은 웨스트 뱅크(west bank)에 위치해있다. 아직까지 웨스트 뱅크에 외국인이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또 다른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 지구 (gaza strip)는 현재 외국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가자 지구에서는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죽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 외국인 평화활동가들이 죽기도 했다. 이스라엘 당국에서 외국인의 출입을 봉쇄하는 것은 가자 지구에서 곧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깔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진압이 따르리라는 것도.
베틀레헴은 예수가 태어난 곳이다. 그래서 이 곳은 'HOLY LAND'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에는 이미 황폐해진 죽은 자들의 도시였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베틀레헴 침공과 봉쇄 이후 이곳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