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삼보일배 도중 실신한 수경스님이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22일 오전 11시>
수경스님,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수경스님은 21일 오후 6시경 병실을 구할 수 있는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겼다. 두 병의 간병인이 병실을 지키고 있으며 수경스님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신 대체: 21일 오후 6시 30분>
수경 스님 의식 찾아, "현장 복귀" 의사 전달
탈진으로 진단, "안정과 영양공급 필요한 상태"
"제 손잡아 보세요. 악수 좀 합시다. 좀더 꽉 잡을 수 있겠습니까? 오른쪽 다리 움직여보세요. 제가 지금 만지는데 느껴지십니까?"
승복이 아닌 환자복 차림의 수경스님이 눈을 감은 채 힘겹게 고개를 움직였다. 수경 스님은 의사와 악수를 나눴지만 그 손을 꽉 잡을 수는 없었다.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도중 쓰러진 수경 스님은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수경 스님은 55일간 계속된 삼보일배 행렬로 인해 과로가 겹쳤으며, 이 때문에 탈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수경 스님은 주변 사람들에게 "절해야지"라며 삼보일배 현장에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경 스님을 진찰한 여의도 성모병원 의사 최승필씨는 "수경 스님은 탈진에 의해 쓰러진 것으로 보이며 안정과 영양공급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최씨는 "300킬로미터를 삼보일배하면, 거기에 드는 에너지와 스트레스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수경스님의 연세로 볼 때 탈진해서 쓰러지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수경 스님은 며칠 전부터 두통과 소화불량을 호소했으며, 전날 저녁에는 '공양(식사를 나타내는 불교용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의사가 직접 행사장까지 왕진을 와서 링겔 주사를 맞았다. 스님은 그 전부터 관절염을 앓아왔으며 삼보일배 중 무릎에 물이 차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정현 신부는 "며칠 전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이 하는 얘기를 엿들었는데 '땀이 많이 나고 체력이 떨어져 현기증이 난다'고 하더라. 그러나 직접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 신부는 그 뒤 수경 스님 곁에서 행진을 함께 했고, 이날 수경 스님이 쓰러지자 무릎에 스님을 눕혔다. 주변 사람들이 플래카드를 떼서 햇볕을 가리고 부채를 부쳤으나 수경 스님은 병원에 도착한 뒤에야 깨어났다.
여의도 성모병원 측은 수경 스님이 두통을 호소했다는 말에 따라 CT촬영을 했으나 뇌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은 "비어있는 1인실이 없다"며 임시로 1층 응급센터 진료실을 제공했다. 진료실 앞에는 삼보일배팀 실무자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병실을 지키고 있다.
현재 수경 스님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몸을 일으키거나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수경 스님은 대화를 통해 일부 의사전달을 할 수 있게 되자, 곧 "삼보일배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보일배 진행팀원인 송정희씨는 "지금까지도 수경 스님은 정신 하나로 버티어오셨다. 한계 상황이지만 다시 삼보일배를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불교 환경위원회 법현 스님도 "말리고 싶지만 뜻이 워낙 강경하다. 쓰러져도 현장에 가겠다고 고집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부장도 "수경 스님의 현장 복귀 여부는 모든 검사 결과와 경과를 본 다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보일배 수행자들은 내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3일 서울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