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달맞이(오전 5:42)김민수
밤새워 은은한 달과 별의 빛으로 단장을 하고 촉촉한 아침 이슬로 세수를 하고 해돋이를 맞이하는 애기달맞이꽃이 정겹다.
나에게도 저렇게 무심한 청아함이 있는 것인지, 어떤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 그렇게 마음을 활짝 열고 밤새워 애를 태우며 진지하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 아름다움으로 만들어 가는 시간들이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살아가자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해도 어느 사이에 나의 마음에는 미움과 시기와 질투, 온갖 정욕덩어리가 나를 짓누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대하지도 않고, 뿌리지도 않았던 잡초들이 스멀스멀 밭을 점령해 가는 것처럼 나의 마음의 밭도 솎아내고 또 솎아낸 것 같은데 죄의 뿌리가 여전히 삐죽거리며 새순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