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 진행대장 박인영씨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류종수
방조제가 완공되면 갯벌이 죽을 수밖에 없는 절박함 심정이다. 이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은 무의미하다. 이제 정부가 결단을 내려서 공사를 중단시키고 전라북도의 발전을 찾겠다는 대 국민 설득작업이 시작돼야 한다. 이것이 새만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론분열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선두에 박인영씨가 있다면 대열의 끝에는 18살의 이정준군이 인솔봉을 들고 늘어지는 대열을 이끌고 있었다.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는 이군은 '부안성당 신자'라면서 '삼보일배에는 천안에서부터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시간이 자신에게는 곧 공부'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특별한 각오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이들과 같이 할 수 있다면 배울 것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 대해서도, 새만금을 둘러싼 여러 논쟁들과 서로간의 절박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과 같이 부대끼면서 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게 공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걸어가면서 다 배우는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길 위에서 난 공부한다"
녹색대학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진행요원은 아니지만 삼보일배에 동참하면서 '세상보기' 프로그램이라는 학교 수업을 대체하고 있다는 백선희(여, 20세)씨.
그는 서울의 탁한 공기가 너무 '인상적이다'고 했다.
"함양에서 시원한 공기만 마시다가 서울에 오니까 가슴이 '탁'하고 막히는 공기가 폐 속으로 스며오는 게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다 칼칼하다. 냄새도 지독한데 한 번은 구수한 빵 냄새와 매연 냄새가 뒤섞여서 참 이상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밤에도 후덥지근한 게 참 답답한 도시다."
새만금 사업 자체가 그녀에게는 서울의 이 탁한 공기처럼 가슴 막히는 사태인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