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민간병원 이익 대변하는가?"

목포카톨릭병원 대책위, 공공의료 확보방안 놓고 목포시 정면대결

등록 2003.05.30 12:35수정 2003.05.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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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가톨릭병원 정상화대책위원회는 목포시가 시립의료원을 폐업한 가톨릭병원으로 이전하는 것은 재정부담 이유로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해 의료행정 마인드 부재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톨릭병원 정상화대책위는 지난 29일 목포 초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목포시가 의료원 확장 이전 불가 이유로 내세운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시 당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목포가톨릭병원 정상화대책위가 공공의료 확보방안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목포가톨릭병원 정상화대책위가 공공의료 확보방안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정거배
대책위은 시 당국이 의료원을 가톨릭병원 자리로 이전할 경우 270억원을 포함 총 340억원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가톨릭병원을 목포시가 인수할 경우 토지와 건물인수자금, 장비구입비 120억원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고, 의료원 부지 매각대금 65억원과 이미 확보한 의료원 노인병동 신축비 24억원 등 실제로 목포시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규모는 36억원에 불과하다고 대책위는 주장했다.

대책위 "의료원 이전시 시비 부담 36억원에 불과"

또 의료기관과 병상 확보 등을 근거로 목포시 공공의료 분담율이 19%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시 당국의 주장에 대해 특수질환인 결핵환자만을 수용하는 국립목포결핵병원 뿐 아니라 질병예방을 담당하는 보건소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목포에서 일반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공공의료기관은 목포의료원(120병상) 뿐이어서 공공의료 분담율은 5.6%로 전국평균 10.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목포시는 지난 23일 시민단체에서 줄곧 제기했던 가톨릭병원 폐업 후속대책으로 공공의료 확보차원에서 시립의료원을 확장·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최종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목포시는 재정여건이나 지역 내 의료기관 현황 그리고 가톨릭 병원 부지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대책위원회가 요구한 의료원 이전방안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병상 수 468개, 연간 진료환자 16만2000여명으로 전남 서남부지역의 최대 의료기관이였던 목포가톨릭병원은 재단법인 천주교 광주대교구 유지재단이 운영해 왔으며 노사대립 끝에 작년 9월 폐업했다.

다음은 가톨릭병원 폐업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공공의료 확대방안을 둘러싼 시당국의 주장에 병원정상화 대책위가 반박한 내용을 정리했다.

-지난해 9월 가톨릭병원 폐업 이후 목포 구도심에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시 당국의 주장에 대해.
“목포시 인구 24만명 가운데 15만명 이상이 구도심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이 집중된 신도심지역에 비해 구도심은 인구 1만명당 병상수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가톨릭병원은 폐업 전까지 하루 평균 입원환자 375명과 외래진료 환자 600명을 담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가톨릭병원은 전남 서남부지역 의료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심장수술도 성공한 바 있고 암 환자들이 입원해 있었다.”

-목포지역 의료시설이 과잉 상태라서 시립의료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의료기관의 공급과잉은 민간병원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며 공공병상은 반대로 부족하다. 결국 목포의료원이 그동안 공공병원으로서 제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목포의료원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은 영리목적인 민간병원과 달리 지역의 중심병원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며, 의료비 부당청구나 과잉진료 등 민간병원의 잘못된 사례를 개선하는 의미도 있다.

민간병원이 많아 공공병원을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목포시의 주장은 공공의료를 확대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민간병원 경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다. 노무현 정부도 공공의료 30% 확대를 정책으로 내세웠다.”

-시립 의료원이 민간병원과 경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시 당국의 주장에 대해.
“이런 주장은 돈벌이 되는 분야는 민간병원에 맡기고 공공병원은 의료보호 환자나 노인요양 환자 등 수익이 적은 부문만 담당하라는 민간병원의 주장과 일치한다.

공공병원은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고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사업이다. 적자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본다. 목포의료원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는 그동안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아 낡은 시설과 장비 때문에 주민들이 외면한 결과다.”

-전국적으로 공공병원을 위탁하는 추세라는 목포시 주장에 대해.
“의료정책 전문가들도 공공의료를 제대로 시행하려면 시군구마다 공공의료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민간에 위탁운영해 왔던 지방의료원의 경우 진료비 증가 등 폐단 때문에 다시 자치단체가 직영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료원의 경우 민간위탁을 중단하고 직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최근 지방공사 의료원의 위탁운영 방침을 전면 재검토할 움직임이다.”

-가톨릭병원 인수는 부당하다는 목포시 주장에 대해.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운영해 왔던 가톨릭병원은 민간의료기관임에도 행려환자 무료진료사업과 무의촌 의료봉사 등 공공의료를 수행해 왔다. 지난 2000년 한해만 보더라도 가톨릭병원은 입원환자 13.5%, 외래환자 12.1%는 의료보호 환자였을 정도로 민간병원이지만 지역의 공공의료를 담당해 왔다. 2001년의 경우 진료수익의 19.1%가 의료보호 환자 진료수익으로, 민간병원보다 4배 가량 높았다.”

-인근 광주광역시처럼 의료원이 없어도 공공의료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광주광역시는 의료원은 없지만 전남대부속병원과 보훈병원 등 공공병원이 있다. 따라서 목포의 경우 시립의료원을 가톨릭병원 자리로 이전하는 것인 가장 적은 부담으로 공공의료를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행정자치부가 그동안 목포의료원 신축이전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려 했으나 시 당국은 부담해야 할 시 예산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된 적도 있다.”

-가톨릭병원 자리에 대학병원 또는 실버타운을 유치하겠다는 시 당국의 설명에 대해.
“만약 대학병원이 들어서게 되면 지역 유일의 공공의료 기관인 목포의료원은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의 의료정책 등 그동안 상황을 감안할 때 대학병원 유치는 어렵다고 본다. 시 당국이 가톨릭병원 자리는 지리적으로 접근성 문제 때문에 병원으로서 적지가 아니라고 하면서 대학병원이나 실버타운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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