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위원들간에 설전이 벌어지자 정대철 대표가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당밖 싸움만을 고수해왔던 민주당 신·구주류가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신당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3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는 "진보정당이냐, 아니냐"는 등 이념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신-구주류간 욕설까지 오가 양측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신당의 성격과 이념, 창당 방식 등을 놓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으나, 신주류측이 구상하고 있던 신당추진기구 설치 방안의 상정은 구주류측의 강한 반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아울러 신당 '5인 배제론'을 언급한 바 있는 이강철 민주당 대구시지부장 직무대행의 임명건도 구주류측의 반대로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오전 9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언론에 공개된 채 진행된 이날 당무회의에서는 신주주류간에 거친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그간 누적된 갈등의 일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신주류 쪽 천용택 의원이 회의가 다소 격앙된 분위기로 흘러가자 이윤수 의원을 향해 "임마"라고 하자 구주류 쪽 이윤수 의원이 "개XX", "XX"라고 욕설로 맞대응을 하는 등 저질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분당 반대 △인위적 인적청산 반대 △당권투쟁 반대 등 신당 추진 3원칙을 밝히고 "가능한한 빨리 신당 논의를 매듭짓고 함께 나아가자"고 구주류측의 동참을 호소했다.
신·구주류간의 1차 공방은 이강철 대구시지부장 직무대행의 시지부장 임명건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윤수 의원은 이강철 직무대행의 대구시지부장 임명에 대해 "그간 당에서 해온 행태를 보면 당에서 나갔으면 한다는 생각"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어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밀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공격하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30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이해찬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그러자 임채정 의원이 이윤수 의원은 인신공격을 삼가달라고 요구했고 김희선 의원은 지도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인사문제는 비공개로 다루는 것이 옳다며 비공개 관례를 따를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이윤수 "반대를 하는 것이 왜 인신공격이냐"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후 인사문제 처리건의 공개 여부를 놓고 장내 이곳저곳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어 신당의 이념과 성격을 놓고도 양측은 격렬하게 대립했다. 특히 박상천 최고위원은 신주류가 추진하는 신당이 '좌파정당'인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가면서 신당 불가론을 폈다. 그는 "지금 신당의 카운트파트너가 누구인가, 개혁당, 노사모, 지역별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아닌가. 진보정당이 아니고 뭐냐"면서 특정 이념중심의 신당 창당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은 신당발언을 통해 '새로운 색깔론'이라며 박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해찬 의원은 "박 최고의 말 중에 위장전술이라면서 좌파적이라고 했다.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구독재의 이념 공세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이념공세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었는데 당내에서 이같은 말을 들으니까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박 위원같은 분이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이끌고 지도하고 있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 | '목청 큰 사나이' 구주류 이윤수 의원의 대활약 | | | 신주류쪽 추진 안건 2건 큰 목소리로 저지 | | | |
| | ▲ 30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구주류측의 이윤수 김옥두 의원이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목청 큰 사람이 역시 '짱'이었다. 구주류 쪽 이윤수 의원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신주류 측이 통과되기를 기대했던 두 가지 안건을 모두 부결시키거나 지연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상수 사무총장이 이강철 대구시지부장 직무대행의 시지부장 임명건을 상정하자 이 의원은 곧장 발언권을 신청,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이 직무대행이 임명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로 그간 그의 행태를 지목했다.
"이강철 직무대행의 임명을 반대한다. 이유는 당에서 해 온 그간의 행태를 보면 당에서 나갔으면 한다는 생각이다. 신문을 보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내세우면서 우리 5명을 얘기하더니 이후 14명을 거론했다. 도대체 어떤 자격으로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또 97년 대선 때 이회창을 밀었다는 얘기도 있다. 강력히 반대한다."
이후 임채정, 김희선 의원 등 신주류 측의 강한 반대로 한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결국 이상수 총장이 "다음에 처리하자"고 안건 상정 철회를 선언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윤수 의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다음에도 안돼"라며 혼자서 중얼거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신당추진기구 구성안을 상정 제안을 저지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해찬 의원이 이강철 임명 공방이 끝난 뒤 "최고위원회의는 당무위원의 제안을 제한할 어떤 법적 구속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민주적 원리에 따라 처리하자고 했으나 이내 "의안은 의장이 경중과 완급에 따라 상정 시기 등을 조정할 수 있다"는 박상천 의원의 논리에 의해 1차로 저지 당했다.
이후 이윤수 의원이 비꼬는 말투로 "상정을 하지 않기로 의장이 얘기할 때 이해찬 의원이 기습적으로 올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진짜 올리네"라며 "그때 올려도 늦지 않다. 언론에 공개하는 마당에 무슨 일 있는 것처럼 할 필요 없다"고 이 의원의 말을 막아섰다.
이윤수 의원은 천용택·이상수 등 신주류 의원들에게 험한 욕설을 내뱉는 등 신주류 머릿수 공세를 '큰 목소리'로 방어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이 신주류가 추진중인 신당이 진보정당인 이유를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하며 발언하자 참다못한 천용택 의원이 "발언 시간이 너무 긴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 때 이윤수 의원이 끼어 들어 "말조심해 들어봐. 천용택 조심해"라고 천 의원의 신경을 자극했고 천 의원이 "너부터 말조심해 임마"라고 하자 다시 이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임마가 뭐야 임마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위 의원들의 만류로 천 의원이 잠시 조용해지자 이 의원은 "개XX, 아주 저XX를..."이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상수 총장이 건너편에 앉은 구주류 의원들을 향해 "구주류 의원들이…"라고 발언하자, 흥분한 이윤수 의원과 유용태 의원은 "구주류가 뭐야. 사무총장 입장에서, 사무총장 내놓고 해요"라고 고성을 질러댔다. 이에 이상수 총장도 "내가 얘기할 때도 좀 참으세요"라고 맞받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 이성규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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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가 뭐야" "개××" … 욕설 공방 신·구주류, 신당 둘러싸고 '이념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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