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MS-IBM 삼각편대, 대한민국을 살려라

새로운 KIPA원장에 MS의 고현진 사장 취임

등록 2003.06.04 16:31수정 2003.06.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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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이임식을 진행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www.kipa.or.kr)의 수장이자 파운더(Founder)였던 이단형 원장의 후임으로, 한국MS의 고현진 사장이 새 원장에 임명됐다.

MS의 고현진 사장은 이교용 전 정통부 우정사업본부장, 이남용 숭실대 교수, 서울대 고건 교수 등과 함께 KIPA 신임 원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인사 중 유일하게 민간기업 출신이었다. 필자는 MS의 고현진 사장은 KIPA나 정통부가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선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삼성전자-IBM 라인업에 MS가 추가된, 막강 수출라인

실제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거쳐 한국MS의 사장으로 있는 고현진 사장이 KIPA의 신임 원장으로 부임하게 되면, 정통부의 산하기관 중 수출 담당하는 ICA(www.icakorea.or.kr조성갑원장-한국IBM출신)와 KIPA 양대 기관의 수장이 모두 외국계 정보통신 회사의 민간기업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업계 종사자도 있을 수 있다.

KIPA는 수출뿐 만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라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필자는 찬성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수출의 신화를 일군 진대제 장관과 우리나라 정보통신 수출 업무에 손발을 맞출 인물로는 교수나 정통부 출신 관료보다는 글로벌 마인드를 기본적으로 갖춘 인물이 더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KIPA와 ICA의 역할은 1980년대 종합상사?


정보통신 수출관련 주무기관의 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이제 KIPA나 ICA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남는다.

우선, 필자는 작년 초부터 논의가 시작된 정통부의 'IT수출진흥 10대 과제' 중 하나인 IT종합상사 역할을 KIPA와 ICA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IT종합상사 정책수행을 위해 정통부가 민간기업인 KT의 자본(자본금200만불)과 인력(중국파견5명)을 빌려 IT중소기업의 취약한 해외마케팅 기능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보강하려고 중국 현지에 세운 `중국IT마케팅유한공사`가 있긴 하다.


지난 3월에 중국 정부로부터 법인허가를 받고 4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나, 현재 사스 여파로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스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기능을 수행했을 지는 사실 의문이다. 국내 IT중소벤처 제품의 마케팅을 대행해 수익을 남기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에 수익 추구가 최고의 선인 민간기업 KT가 얼마나 정통부의 의중대로 보조를 맞추고 따라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이제 막 업무를 시작한 `중국IT마케팅유한공사`의 사장의 능력에 대한 회의도 벌써부터 들려오고 있다.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가 먼저 총대를 메야

필자는 두 기관과 정통부에 IT종합상사 기능을 KT와 같은 민간기업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체적인 역량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단적으로 KIPA가 중국 현지에 운영하는 iPark만 해도 북경과 상해 두 곳에 이르고, 이곳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역시 하나같이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엘리트로 알고 있다.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와 고급 인력을 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지가 의문이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말한 것처럼 전임 장관들과 같이 팬시(fancy)해 보이는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조직과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새 수장을 맞이할 KIPA가 현재 조직체계가 가진 수출지원기능을 리스트럭처링해 ‘콘텐츠육성사업단’, ‘SI사업단’, ‘패키지소프트웨어사업단’ 등 수출이 유망한 산업별 사업단 구조로 재편하고, 각 사업단에 흩어진 수출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필자는 정보통신업계 종사자들이 정통부의 수출 관련 기관들의 조직이 어떤 식으로 개편될지 주의 깊게 살펴보았으면 한다. 지금은 초라해졌지만 1970-80년대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하던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SK상사 등이 이룩했던 성과들을 2000년대에는 IT종합상사로 변신한 KIPA와 ICA가 담당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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