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우렁이 방사할 때 주의하세요

등록 2003.06.05 14:54수정 2003.06.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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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대에 낳은 왕우렁이 알 ⓒ 심일호

친환경농법으로 농가들에게 논 잡초제거를 위하여 널리 활용되고 있는 왕우렁이가 모낸 뒤 어린 벼를 갉아먹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친환경농법으로 우렁이 농법이 확산되면서 왕우렁이가 새로운 생태계 파괴원으로 둔갑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2004년 친환경농업 기술보급사업에서 왕우렁이 투입을 피하고 검증된 기술인 병해충종합관리(IPM), 양분종합관리(INM), 천적, 성페로몬 등을 중심으로 기술보급 한다고 밝히고 우렁이를 방사할 경우 신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벼농사에 잡초제거를 위해 사용중인 왕우렁이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 유역의 호수나 늪지에 서식하며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에 분포하고 있는 연체동물로 우리나라의 논과 저수지에 자생하던 논우렁이와 형태가 흡사한 어패류의 일종이다.

왕우렁이는 토종 우렁이와는 달리 각종 채소나 연한 풀 등은 물론 물고기 시체 등 씹어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섭취하는데다가 남부지역의 경우 겨울에도 죽지 않고 알이 동면하는 등 생존력이 강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한번 산란시 500∼700개의 알을 낳아 번식과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최근 대만에서는 왕우렁이 양식을 전면금지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검역해충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모낸 후 벼논에 잡초가 생길 무렵 왕우렁이를 투입하면 벼에 해를 입히지 않고 잡초만 먹고 수확이 끝나 기온이 내려가면 죽어버려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온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기후 환경에 적응해 죽기 전에 알을 낳고 이듬해 알에서 깨어난 왕 우렁이가 직파한 벼의 어린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면서 일부 남부지역 농가들에서 피해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왕우렁이가 자연상태에서 월동하여 야생할 가능성이 높아 준비중에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대책지도에 나서는 한편 우리나라의 논과 저수지에 자생하던 논우렁이를 증식 대체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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