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3 요격 실험 장면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을 검토해보면 탄도미사일 방어 계획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반도는 전장이 좁고 산악지형이 많으며 종심(縱深)이 짧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 식별, 추적, 요격한다는 것은 중동에서 이라크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더구나 북한의 스커드미사일이 남한에 도달하는 시간이 5분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요격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 등 북한 미사일의 비행이 대단히 불안정하다는 점 역시 정확한 목표물 지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요약하자면, MD라는 것 자체가 갖고 있는 확률상의 문제,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단 한 번도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한 사례가 없다는 점, 미영 공군기 2기 격추가 말해주듯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 4차례의 작전 실험에서 요격 성공율이 30%에도 못 미친다는 점,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상 MD에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있다는 점, 북한 미사일의 비행이 대단히 불안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PAC-3를 비롯한 미사일방어체제는 우리의 적합한 국방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노후한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하는 것이라면
국방부가 MD라는 환상을 버리고 노후한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해 방공망을 튼튼히 하고자 한다면, PAC-3 이외의 대안은 마련할 수 있다. 비록 나이키 미사일이 노후한 것이 사실이지만, 공군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상당량은 실전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성능 개량을 했기 때문에, 용도 폐기를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또한 나이키 미사일 외에도 사정거리 40km의 중·고 고도용 호크 미사일, 사정거리 10km의 중·저 고도용 '천마' 미사일, 사정거리 5km의 미스트랄 휴대용 미사일 등을 실전배치 해놓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한국형 휴대용 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했다. 나이키 미사일이 노후해졌다고 해서 방공망이 뚫린 것처럼 호들갑을 떨 정도로 방공 미사일 체계가 허술하다고 보기 힘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남한이 '여전히' 주적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공군력을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수'적으로는 위협적일 만큼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부분 노후한 기종인데다가 기름이 없어 제대로 훈련조차 못하고 있다.
이는 유사시 북한의 전투기가 한미연합전력의 공격과 방어를 뚫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상당수 전투기들은 뜨기도 전에 지대지, 함대지 미사일과 전투기·폭격기 등을 이용한 공습을 통해 파괴될 것이고, 비행에 성공한 전투기도 '성능'과 '훈련'에 있어서 월등히 우월한 한국과 미국의 공군력에 제압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후한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하고 북한 이외의 공군력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면,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형 중거리방공미사일(K-MSAM)을 본격 추진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PAC-3 도입 사업을 재가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비용 대 효과 면에서 그 타당성이 의심스럽고, 미국 MD 체제의 편입 등 군사적 종속을 강화하며, 대북·대중 관계를 불안하게 하면서 군비경쟁을 야기할 수 있는 PAC-3 도입 사업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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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북한, 평화, 통일, 군축, 북한인권, 비핵화와 평화체제, 국제문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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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어트로 스커드 요격할 수 있나? 시스템 결함, 美 MD 책임자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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