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정규직을 거부하는가?

정규직이여 비정규직을 주시하라

등록 2003.06.14 13:28수정 2003.06.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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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정규직 노동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경우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더불어 비정규직의 문제는 정규직이 앞장서서 풀어야될 사회적으로 당연한 이유가 있다.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이 있음으로서 수혜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비정규직의 존재는 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약간의 분배를 주게 되므로 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인한 금전적 수혜자가 되어가고 있다.

사안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대부분 비정규노동자의 문제에 깊은 관여를 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자본주의) 시대 자본은 사활을 걸고 파견근로, 변형근로 등의 형태로 노동에 대한 변칙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정규직 노동조합은 비정규 형태의 근로에 대하여 사활을 걸고 투쟁하려 들지 않는다.

아직은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규직 노동자의 연속적·지속적 노동을 보장하기 위한 노동안전망의 구실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의 연대는 아직까지는 힘든 작업인 것 같다.

비단 비정규직의 문제는 민간부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공공부문, 국가부문에서 그 폐단은 더 크다. 하나의 노동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와 비정규로 나누어지는 두 개의 노동자 집단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며, 각 집단들은 각기 다른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통칭 계급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작이 가능한, 또는 개별적 집단들끼리 유리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노동자 집단을 지칭할 때이다. 각기 다른 경험과 다른 입장을 지니고 있을 때 계급의식의 결여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자본에 대한 노동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수 밖에 없음은 역사를 통하여 확인가능한 사항이다.

그렇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가능할 것인가? 만약 가능하다면 어떻게 하여야하는가?

첫째.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함께 조직화되어야 한다.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이 고립되거나 정규직노동자들과 분리 또는 대립되어서는 그 투쟁은 매우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을 만들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함께 조직화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즉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은 비정규직만 준비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노동자와 같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둘째. 투쟁의 주체는 비정규직이 되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은 정규직노동자와의 연대하여 이루어져야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의 주체가 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의 결과물만을 취하는 형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비정규직 스스로가 투쟁의 주체가 되려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얻고자하는 결과물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결과물은 정규직노동자들의 노동권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노동자의 문제는 개별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여야한다. 사회제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이 존재하면 노동조합이 없는 곳이거나 노동조합이 존재하더라도 힘이 약한 곳에서는 비정규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노동자가 연대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하에서는 계급적 연대일 수 밖에 없다. 연대의 목표는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 확보에 있다. 투쟁하고 저항해야할 상대는 국가와 자본이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노동자가 아니다. 노동자들끼리의 투쟁한다는 것은 반드시 어느 한쪽은 노동자임을 포기한 것이라 감히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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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업상담원으로 지역민의 고용안정과 실업극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용서비스, 개별적 맞춤씩 고용서비스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한사람도 배제되지 않고 국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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