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잔린스 전경 - 중디엔에서 가장 큰 티벳사원이다.김남희
이곳의 대표적인 사원인 송잔린스를 찾은 이른 아침.
섬세하고 결 고운 아침 햇살을 촘촘하게 받고 있는 들판에는 밭갈이하는 사람들과 야크들. 마을 언덕에서는 설산이 품고 있는 작은 마을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절에서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광경.
오전 공부를 끝낸 스님들이 절 마당으로 몰려나와 쉬고 있던 무렵.
절 한 구석으로 수많은 스님들이 모여들고, 곧 카메라를 든 사복차림의 경찰이 다가와 사진을 찍고, 사람들을 물리친 후 벽에 붙어 있던 종이를 떼어간다.
웅성거리며 서 있던 옆의 스님들께 무슨 일이냐고 여쭈었더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지 않으신다. 거듭되는 내 질문에 그저 하는 말씀이라고는 "말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란다. 젊은 스님의 얼굴에 떠오른 불안과 공포를 보니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다.
"혹시 티벳독립에 관한 글인가요?"고 묻자 스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맞다"고 대답하더니 고개를 돌린다.
아, 아직 티벳 독립 운동은 이렇게 타오르고 있구나.
"Free Tibet" 전사들은 아직 살아남아 싸우고 있구나.
내 마음 속으로 번져 가는 안타까움과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