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

김선태의 <교육현장>

등록 2003.06.16 09:00수정 2003.06.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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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서 미운 사람에게 더 잘해준다는 말과 미운 사람이니까 꾸짖거나 가르치기보다는 먹을 것을 주어서 달랜다는 말일 것이다.

과연 무엇이 진짜로 자녀를 위하는 것이 되는가? 요즘의 젊은 부모들이 자녀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절대로 나무라지도 말고 때리지도 말고 그저 손바닥에 올려놓고 호호 불면서 기른 것이 가장 잘 기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가장 인격을 존중받고 가장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라나는 요즘 어린이들이 과연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아가고 얼마나 자신의 할 바를 잘 알아서 행하면서 살아가게 될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기른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실험이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니까.

다만 지금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싸고 달래주고 보호만 하는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라서 너무 연약하고 너무 스스로의 결단이 필요한 때에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요즘에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행복하고 너무나도 감싸고 보호만 하여서 육체적으로는 아주 잘 자라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면 지난날 못 먹고 힘들게 자란 세대보다 훨씬 모자란 것을 보면 잘 자랐다고만 할 수도 없는 일 아니겠는가?

예부터 우리 조상은 귀한 자식에게는 천한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것은 어린 영아의 사망률이 높은 시대에 귀한 자녀의 명을 빌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 귀한 자식일수록 너무 감싸고 귀하게만 기르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개똥이', '삼돌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다른 천한 아이들과 같이 뛰어 놀고 같이 어울려 놀게 하여서 너무 감싸고 보호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천한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개똥이 도련님, 어서 손 씻으십시오' 보다는 '개똥이도 손 씻어라'고 할 만큼 천하게 기르면서 나무라도 다독거리면서 자라게 하자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자녀에게 바르게 가르치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 힘을 길러 주어서 제 갈 길을 자기가 찾아가고, 자기 힘으로 자신이 일을 처리할 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인격으로 이 사회에서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많은 공부를 하여도, 아무리 멋진 몸매를 가졌어도 자기의 삶을 꾸려 나가는 힘이 없이 막연하게 세상을 살아간다든지. 아니면 남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자신의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은 완전한 인격체로서 결함을 가진 사람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잘못을 하여도 나무라지 않고 떡 한 개를 더 주어서 달래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한 일이 잘못인줄도 모르면서 그저 때만 쓰면 떡을 주더라는 생각으로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하거나, 자신의 힘으로는 하지 않고 그냥 남에게 의지하여 살아가려는 안이한 생각으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귀한 자식은 매를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에게는 떡을 한 개 더 준다'는 말을 되새겨 보고 우리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앞날을 위해서 우리가 해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 어린 자녀이기에 인격을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아직 완전한 인격체가 안된 자녀의 모든 요구나 부탁을 다 들어주는 것만이 인격을 중시하고, 귀한 자식을 기른 방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완전한 인격체로 가르기 위해서는 자녀의 잘못은 바르게 바로 잡아 주고, 아직 잘 모르는 것은 알려주어 가는 것이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고 완전한 인격체라면 굳이 가르치고 교육을 시킬 필요도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직 사회생활의 기초를 모르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지식과 기본적인 행동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이 요즘의 학교 교육이다. 학교교육은 결코 상급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바른 인성을 기르는 데에 좀더 정성을 기울여야 하고, 가정에서도 자녀의 장래를 위해 어느 정도의 꾸지람이나 지도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쯤을 이해하고 함께 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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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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