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볼 가져가지 마세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컴퓨터가 무용지물 되다

등록 2003.06.17 10:10수정 2003.06.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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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지하도에는 면목 사회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5대 설치돼 있다. 이는 용마산역을 이용하는 지하철 승객들과 주민들에게 인터넷 사용 저변의 확대와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에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16일 17시. 5대의 컴퓨터 중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는 단 1대에 불과했다. 다른 4대의 컴퓨터에 장착된 마우스볼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원래는 복지관 정보센터 내에 설치 할 예정이었으나 더 많은 사람의 이용을 위해 일부러 밖에 설치했다"고 전하는 장형덕(28·복지사)씨는 "외부에 설치하다 보니 프로그램 다운 및 도난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컴퓨터를 이용하려 했던 이경자(29·중학교 교사)씨는 "아무래도 이 근처에 학교가 많아 어린 학생들이 장난을 치는 것 같다"며 "학교에서도 종종 마우스볼이 분실되고 이상한 프로그램들이 깔려 있어 로딩이 잘 안되거나 고장 나는 경우가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정작 주민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컴퓨터가 실상은 애물단지가 돼버린 것 같다"며 "학교에서는 관리록을 따로 두어 점검하고 있지만 여기선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우니 봉사 활동식으로 학생들에게 컴퓨터 관리를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달에 세 번 정도 이용한다는 또 다른 이용자 강태식(14·학생)군은 "이 컴퓨터를 쓰기 위해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뒷 사람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라며 다른 사용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 역무원 직원은 "일 년 전에 컴퓨터를 설치할 때만 해도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잦은 고장과 도난, 불법 프로그램 등으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 물건이라 생각하고 이용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고 일부 주민들의 비도덕적 행동에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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