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를 어린이들에게 돌려줍시다

모래 속엔 유리조각이 반짝이고...

등록 2003.06.17 11:05수정 2003.06.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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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놀이가 뭔 줄 아세요? 네, 흙장난과 물장난이지요. 어떤 장난감을 갖다 주어도 이보다 더 재미있게 노는 법을 본 일이 없습니다. 물장난은 "우리 나라는 물 부족 국가" 홍보 덕에 이제는 놀이 목록에서 빠지는 추세지요. 그러니 흙장난이 제대로 된 놀이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도시 아이들이 흙을 맘껏 만져보기란 쉽지 않지요. 그래서 놀이터는 그네들의 온전한 공간이 됩니다. 유일하게 흙장난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흙을 만지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잔소리는 필수적입니다. 모래가 너무 더러워서 말예요.

a 경기 과천시내 한 놀이터의 모래밭

경기 과천시내 한 놀이터의 모래밭 ⓒ 박소영

아이들의 소꼽놀이에 동원되는 자질구레한 플라스틱 조각들, 어른들이 버린 담배꽁초들, 비둘기들의 분비물... 10년 전에 생긴 놀이터의 모래는 색이 벗겨진 미크럼틀만큼이나 낡았지요. 아이들은 이런 것들이 모래와 곁들여지면 '반찬'이라며 반깁니다. 죄다 놀잇감인 이들에게 그런 게 뭐가 대수롭겠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뭐든 반짝이게 빛나는 게 보석이라고 알고 있는 아이들이 유리조각의 실체를 안다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놀이터를 만들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썩은 모래가 아닌 제대로 된 흙이 있는 놀이터! 두 손에 마음껏 흙을 묻히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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