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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풍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 - 양수리 서울 종합촬영소

등록 2003.06.27 10:17수정 2003.06.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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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조선말기 서울의 종로 거리. 당시 서울은 역병과 주변강대국의 정세간섭 그리고 동학의 봉기로 인해 나라 안이 온통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당시 서울의 장안 모습은 어떠했을까?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는 당시의 작은 풍경 하나가 떠오른다. 물론 영화 속에서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a 1800년대 서울의 종로 거리를 재현한 세트

1800년대 서울의 종로 거리를 재현한 세트

1850년 서울 종로의 난전에는 거지 소년 한 명이 사람들에게 뭇매를 당하고 있었다. 후일 우리나라 근대회화의 토대를 이룬 오원 장승업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의 전반부가 촬영된 세트장은 아직도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양수리의 깊은 계곡에 그대로 살아있었다.


서울 도심에서 40분 거리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산 100번지에 위치한 서울종합촬영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야외세트 그리고 촬영에서 후반영화 작업까지 원스톱으로 작업할 수 있는 국내 영화제작의 메카이자 한국영화의 자부심으로 대변되는 오픈 촬영제작소이다.

a 서울종합촬영소 안내도를 보는 관람객

서울종합촬영소 안내도를 보는 관람객

전체 40만평의 부지에 3만평 규모의 야외 세트장과 최대 400평의 스테이지촬영 스튜디오 6동, 그리고 전통사극 세트장과 법정 세트장, 촬영지원을 위한 영상 지원관과 후반작업 시설이 들어서 있는 영상관 등이 자리잡은 서울종합 촬영소는 영화인들에게는 물론 일반시민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사계절 관람이 가능한 가족체험 공간으로서의 훌륭한 역할도 하고 있다.

서울종합촬영소는 일반인들이 찾아와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현장에서 최첨단 특수효과 제작 등에 사용되는 '인페르노' 같은 특수장비의 시연을 볼 수는 없지만 시네극장과 다양한 영화세트 그리고 영상지원관의 체험관 입장을 통해 한 편의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부담없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고 있다.

a 영화문화관 전경

영화문화관 전경 ⓒ 서울종합촬영소

특히 여름철을 맞아 많은 가족들이 서울 종합촬영소를 찾고 있었다. 이 주변이 먹거리가 많고 양수리와 인접해 있어 이 곳을 경유해 다른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둘러보자.

영화 속 세상으로 들어간다. 먼저 이곳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거대한 세트장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정교하게 꾸며놓고 있지는 않고 넓은 대지 위에 각 부문별로 세트장을 짓고 보존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관광객들을 위한 지원보다 영화제작에 더 신경을 기울인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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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동경비구역 JSA 판문점 세트를 관람하는 가족여행객

공동경비구역 JSA 판문점 세트를 관람하는 가족여행객 ⓒ 최승희

영화 세트장은 < 공동경비구역JSA >의 판문점 장면을 촬영한 판문점 세트와 황기성 사단의 영화 <신장개업>의 주 무대로 쓰였던 80년대 중소도시 세트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 배경으로 등장한 조선말기 종로통 세트가 있으며 이외에도 전통한옥 마을 운당세트가 있다. 이중에서 판문점 세트와 중소도시 세트는 많이 망가져 있어서 볼 것이 그다지 없었고 다만 취화선 세트는 아직도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실감나게 재현되어 있었다.


a 취화선 세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

취화선 세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관람객들 ⓒ 최승희

총 2765평의 대지에 마련된 세트장은 주로 서민들의 시장거리를 실감나게 재현해 놓고 있었는데 특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세트장 마루에는 올라가면 안되는 곳과 관광객이 직접 집안의 마루나 방에서 쉴 수 있도록 구분해서 꾸며 놓은 것이 특징이었다. 보통 민속촌이나 한옥마을 가면 보기만 할 뿐 들어가지는 못하는 것이 다반사 인데 이곳은 아예 세트장 마루를 관광객들을 위해 오픈해 놓아 편하게 관람할 수 있게 했다.

a 1800년대 종로시장을 재현한 거리

1800년대 종로시장을 재현한 거리 ⓒ 최승희

이곳 <취화선> 세트장 그늘에서 마련해 간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들고 쉬었다가 그 뒤로 가면 168평에 조성된 조선 후기 전통 사대부 집안의 가옥 형태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운당 세트장이 나온다. 이곳은 종로구 운니동에 있던 양반가옥을 복원해 놓은 곳으로 전통사극 촬영시 주로 쓰이고 가끔 바둑대국이 열릴 때 이곳을 이용한다고 한다.


영화제작을 체험한다. 서울종합촬영소에는 세트장 말고도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영상 지원관 관람이다. 세트장으로 올라가는 주차장 지하에 마련된 영상지원관에는 영화의 탄생에서부터 최근 영화까지의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영화문화관과 영화의 기초원리는 물론 첨단기술을 이용한 영상, 음향의 제작과정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영상체험관이 있다.

a 영상체험관

영상체험관 ⓒ 서울종합촬영소

물론 공짜도 있지만 몇 가지 체험관은 유료 입장이니 미리 알아두면 편하다. 그리고 영상지원관은 영상원리 체험관이란 시설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그 외에 미니어처 체험전시관, 영화 의상 및 소품실, 한국영화 상영관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제작과정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서울영화촬영소의 마지막 체험은 시네극장에서 매월 한국 영화 한 편을 선정 무료로 상영하는 영화보기이다. 이곳을 찾은 많은 분들이 그냥 세트장만 둘러보고 다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을 두고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면서 영화 한 편을 감상한다면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양수리 깊은 계곡에 마련되어 자연과 더불어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영화세상으로의 초대라는 제목을 걸고 일반시민들에게 재미와 휴식을 주는 서울종합촬영소.

a 신장개업 중소도시 세트

신장개업 중소도시 세트 ⓒ 최승희

이곳에서 제작된 많은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잘 만들어진 세트장과 영화체험 시설 등 볼 것도 볼 것이지만 촬영소를 나오며 문득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영화의 현실이었다.

요즘 스크린 쿼터제 때문에 말들이 많은 것 같다. 대미 무역협상에서 우리나라 스크린 쿼터제를 풀려고 하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거대한 미국의 영화자본 앞에 아직은 촛불정도의 자생력밖에 되지 않는 우리 영화계를 몇몇 흥행작을 내세워 이제 한국영화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었으니 세계의 거대한 영화 자본시장과 당당하게 경쟁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얕은 물에서 수영을 배우는 꼬마 아이를 태평양 한가운데 던져놓고 수영해서 집에 돌아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a 영상지원과 내 휴게실에서

영상지원과 내 휴게실에서 ⓒ 최승희

우리 영화가 지금 한참 좋아지고 있다. 재밌어지고 있다. 양수리 서울종합 촬영소의 세트장과 영화 체험관을 두루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아직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스크린 쿼터제 폐지는 안되며 더불어 휴일날 한번쯤 가족과 함께, 혹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아 한국영화의 미래를 미리 짐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 보았다는 것이다.

서울종합촬영소 안내도 및 관람시간


[자가용으로 가는 길]

1.망우리 - 도농검문소 - 미금 - 마석 - 샛터삼거리에서 양수리방향
우회전 → 서울종합촬영소

2.올림픽대로 - 미사리 조정 경기장 - 팔당 대교 - 진중삼거리에서
대성리방향 좌회전 → 서울종합촬영소

3.중부고속도로 - 하남인터체인지 - 팔당대교 - 진중삼거리에서
대성리 방향 좌회전 → 서울종합촬영소

[대중교통편]

국철(중앙선) 청량리역(06:50 / 16:15 / 19:00) → 양수역
양수역(06:47 / 08:22 / 18:09) → 청량리역


[입장료 및 시간]

어른 3,000원 중고생 2,500원 어린이 2,000원
하절기(03월 ~ 10월) : 10:00~18:00 (입장객은 오후 5시까지 입장)
동절기(11월 ~ 02월) : 10:00~17:00 (입장객은 오후 4시까지 입장)

종합안내실 : 031) 5790-605
/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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