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투입하는 참여정부의 노동정책

등록 2003.06.28 16:10수정 2003.06.29 06:29
0
원고료로 응원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28일 아침. 들리는 첫번째 뉴스는 다름아닌 4개월째 접어든 참여정부에서 최초로 일어난 파업현장의 공권력 투입이었다. 지난 화물노조, 가까이는 조흥은행 파업사태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본 기자가 보기에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대화와 타협에 의한 합리적 의사결정에 있었다.

비록 이것이 일부 지식인, 교수들이 이야기하는 '합법성의 틀'을 다소간 깨뜨렸다 하여도 그것은 인간이 인간을 물리적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인간 존엄성에 기인하고 있다 할것이므로 그 정당성을 쉽게 부인할 수 없다.

"공권력의 사용이란 인간의 보편적 존엄성을 해칠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용해야되는 것"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적이 있다. 공권력의 사용이란 필연적으로 물리적 폭력을 동반하게 됨으로서 일부 사람들의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게 되기 때문에 사용의 적정성이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일부의 신체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서 더 큰 사회적 자유를 유지하고 보편적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권력의 물리적 사용은 자제되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철도노조의 파업이 인간의 보편적 자유와 존엄성을 억압하고 있음이 확실한가? 시민들의 불편은 있을 수 있다. 사실 나부터 그러하다. 그리고 사회적 혼동 역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것이 일부의 인간일지라 하더라도 신체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참여정부의 첫번째 공권력 투입에는 위와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재계, 정부관료들로 부터 비판받아온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것이라 할 수 있다. '강경한 노동정책으로의 선회' 이것이 지니는 말의 의미는 더이상 노동정책에서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폭넓게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동정책의 방향선회는 기본적으로 재계가 바라듯이 현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보다 빠른 결론에의 도달', '혼돈스럽지 않은 사회질서의 유지' 이 모든것은 변화를 싫어하는 기득권의 자기 안위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는 파업 등으로 대변되는 노동자들의 자기이익 추구를 범죄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결코 '참여'가 있을 수 없고 '대화'를 할 여지가 생길 수 없다.


한번 공권력의 힘을 맛보게 되면 이는 마치 마약처럼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인간을 권력자를 자극한다. 지금까지 무수한 권력자들이 그러하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듯 강경한 노동정책, 공권력의 투입으로 쉽게 표면적인 문제의 해결만을 도모하는 정책으로만 갈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의 본질을 추구하고 그 본질에 대하여 의문을 지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성실한 대화와 적극적인 그리고 상생하는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아나기리라 생각하고 싶다. 적어도 한번정도는...


그러나 계속적으로 문제해결을 공권력 투입과 같은 방법에 의존할 때 노무현 정부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 기자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업상담원으로 지역민의 고용안정과 실업극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용서비스, 개별적 맞춤씩 고용서비스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한사람도 배제되지 않고 국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5. 5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