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장례식

월드컵 휘장 사업비리로 고통 받는 중소업체들

등록 2003.07.01 22:14수정 2003.07.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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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월피협과 참여불교 재가연대 기자회견

월피협과 참여불교 재가연대 기자회견 ⓒ 이상균

7월 1일 월드컵 피해 대책협의회(월드컵 공식상품 제조업체 모임. 이하 월피협)와 참여불교 재가연대는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금일 기자회견은 월드컵 휘장 사업 비리와 관련해서 문화관광부와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책임이 현재 밝혀지고 있으나, 이들 문화광관부와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그것에 항의하고 월드컵 휘장 사업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중소 기업들을 위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월피협과 참여불교 재가연대는 먼저, 코오롱 TNS가 고의부도를 내게된 배경을 밝힐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청와대에 월드컵을 국책사업으로 몰고간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하였고, 문화관광부에 대해서는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책임을 추궁할 것을 요구하였다.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피파(FIFA)로부터 받은 잉여금 1630억원에는 월드컵 상품을 생산한 업체들이 피파에 지급한 로열티 194억원 함께 포함되어 있고, 조직위원회가 월드컵 상품사업에 깊이 개입을 해서 사실상, 코오롱 TNS가 월드컵 상품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잉여금에서 월드컵 상품 제조 중소기업들의 피해액을 돌려 줄 것을 촉구하였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부산 아시안 게임에 이르기까지 국책 사업에 관련된 일들에 있어 연이어 힘없는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서 정부에 대해 책임을 요구하였다. 이날, 기자 회견에는 월피협 중소업체들을 격려하기 위해 권오을 국회의원이 참석하였다.

a 월드컵 장례식 - 영정이 된 월드컵 로고와 장례 행렬

월드컵 장례식 - 영정이 된 월드컵 로고와 장례 행렬 ⓒ 이상균

오전 10시 반에 기자 회견을 시작한 월피협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광화문 문화관광부 옆 시민마당에서 '월드컵 장례식'을 테마로 한 집회를 가져서 눈길을 끌었다. 약 300명의 인원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 월드컵 티셔츠로 둘러쳐진 상여와 색깔이 화려한 만장이 등장했으며, 월드컵 로고는 영정이 되었다.

월피협은 "가장 투명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월드컵 사업권자의 선정 절차나 과정에서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핵심간부가 휘장사업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고 코오롱TNS를 있지도 않은 올림픽과 대전엑스포의 라이선스 사업 경험이 있는 회사로,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국내 대기업그룹인 코오롱 그룹의 계열회사라는 날조된 정보를 피파에 전달하였으며, 코오롱TNS 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이었던 피파를 설득하기 위하여 정부조직까지 동원하여 근거도 없는 코오롱TNS에 대한 경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약속까지 하였습니다"고 밝혔다.

a 화려한 만장 속에 잠시 침묵하는 참가자들

화려한 만장 속에 잠시 침묵하는 참가자들 ⓒ 이상균

현재,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코오롱TNS 부도 이후 조직위원회의 월드컵 사업권 개입에 대한 항의가 거세어지자 이 문제를 민간기업간에 일어날 수 있는 부도사건으로 조직위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나섰다.


월피협은 최근 월드컵 휘장 사업권을 둘러싼 추악스러운 금품로비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볼 때, 어떻게 민간 기업의 거래에 조직위원회나 정계 인사가 이렇듯 개입이 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월드컵 휘장사업의 성격을 국가가 규정한 국책 사업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언급하였다.

작년 7월 코오롱TNS 부도 이후, 일년 동안 외로운 싸움을 해온 월피협은 최근에 월드컵 휘장사업 비리가 속속 밝혀짐에 따라 하루 빨리 월드컵 상품을 제조해온 영세 중소 업체들이 정상화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 피해 대책 협의회 성명서

월드컵 상품 중소기업인 피해대책협의회 배상요구 투쟁결의문

오늘 우리는 생산현장에서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두 번 죽지 않기 위해서 투쟁을 위해 생산현장이 아닌 이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지난 2002년 국민의 정부는 월드컵을 국책사업으로 몰고 갔으며,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무자격 업체인 코오롱 TNS를 휘장사업권자로 선정하여 종국에는 196억원에 이르는 금액이 부도가 나 영문도 모르는 납품업체들을 집단도산 사태에 빠트린 사실을 알고도 외면하고 있었으며 참여정부 또한 이일을 도외시하고 있어 우리는 이러한 참여정부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금을 주겠다던 코오롱TNS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어음을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어음기일이 오기도 전에 2002년 7월 26일 어음들을 보란 듯이 부도를 내었습니다. 이 것이 국책사업이라 믿고 죽어라고 일만한 우리들에게 월드컵조직위원회와 코오롱TNS가 우리들에게 안겨준 월드컵 선물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고의 부도가 아니면 어떤 것이 고의 부도란 말입니까?

최근 월드컵 휘장사업권을 두고 벌어졌던 금품로비 사건이 밝혀지면서 우리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월드컵이 일부 파렴치한 인간들의 사욕과 추악한 뒷거래로 얼룩져 있으며 그들로 인하여 오늘의 비참한 우리가 있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월드컵조직위와 참여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고 민간경제 주체간의 경제행위라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성공월드컵이 꼭 필요하였고 우리는 성공월드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으며 그로 인해 월드컵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월드컵의 달콤함은 청와대, 문광부, 월드컵조직위원회의 몫이고 쓰디쓴 부도의 아픔은 바로 우리들의 몫으로 돌아왔습니다.

청와대와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코오롱TNS와 결탁하여 성공월드컵을 위하여우리를 이용하였고 월드컵의 어두운 그늘의 치부가 드러나자 이를 축소, 은폐하면서 철저히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이용한 청와대, 문광부, 월드컵조직위원회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배신 당하였고 최근 6월25일 급기야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우리 돈 마저 다 써버리고 해체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작년 7월 26일 코오롱 TNS월드의 부도 이후, 우리들 중에는 가족과의 단절, 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면서 생의 마지막 선택만 남은 사람도 있습니다. 본인들은 이제 월드컵 이전으로 돌아와 다시금 생산현장으로, 우리의 건전한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정부와 문광부는 부디 이 사태를 소홀히 보지말고 하루속히 배상하여 줄 것을 오늘 이자리에서 강력히 촉구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제 1년 전 겉만 화려했던 월드컵을 뒤로, 피맺힌 한과 원망을 가슴에 안고 우리를 버리고 기만한 청와대, 문광부, 월드컵조직위원회를 상대로 그 들이 부르짖는 성공월드컵을 장례에 붙여 막다른 골목에서 뼈아픈 상처만 남은 우리들의 절절히 맺힌 한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모두가 우리를 버리고 외면한 이 땅에서 우리는 더 이상 오갈 데 없는 처지랍니다.
오늘 장례를 끝으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산 목숨이 아닙니다.
더 이상 이나라를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더 이상 이 땅에 발 붙일 곳도 없습니다.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작은 몸짓이지만 벼랑 끝에서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을 천명합니다.

2003. 7. 1.
월드컵상품 중소기업인 피해대책협의회,
참여불교 재가연대
/ 월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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