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길 학생들에게 NEIS유인물 배포하는 실천단최인
3일 새벽 6시 35분, 잠시 장맛비가 멈춘 사이 전주 J고등학교 정문 앞에서는‘정보인권 수호를 위한 NEIS 3개 영역 폐기 전주 시민, 학부모 실천단’소속 학부모와 교사들이 서둘러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6시 45분, 학생들이 바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0교시 수업이 7시 20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란다. 종종걸음을 옮기는 학생들의 표정은 핼쑥하면서도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유인물을 받아들 시간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은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구겨서 손에 들고 가거나, 정문 안쪽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임시 휴지통에 그대로 던져 놓고 교실로 향했다.
혹시나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까 교문 안쪽에서는 이 학교의 몇몇 교사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교문 밖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틈에 끼어 들어, 손사래를 치는 몇 학생을 붙들고 NEIS를 아는지 물었다.‘모르겠는데요’라는 대답이 40%가량, 들어서 알고 있다는 학생이 30% 가량, 나머지는 묵묵히 고개만 흔들었다.
NEIS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다는 학생들도 구체적으로‘어떤 점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듯 했지만, 어떻게든 시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의사를 밝히는 학생도 있었다.
NEIS보다 더 무서운 대학입시
이렇듯, NEIS의 최대 피해자인 학생들은 NEIS보다 더(?) 무서운 대학입시에 쫓겨 교실로 향하기 바빴다. 자기의 정보가 어떻게 수집, 이용되든 말든, 지금은 그런 것에 생각을 빼앗길 여유가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우선 당장 수업시간에 늦지 않게 교실에 들어가고, 오늘도 다른 생각 갖지 않고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것이 오늘, 이들에게 주어진 책무처럼 보였다. 새벽까지 공부하다 새벽에 다시 일어나 학교에 나가야 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그래서 더 무표정했다.
유인물에는‘학생들의 자기정보 통제권! 학생 모두가 알아야 할 권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