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한없는 욕망이 부글거리면서 인간 관계를 망치고, 전쟁을 일으키고 인류의 멸망을 가져온다.'
이것은 어느 종교의 가르침이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인간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리라.
지난 번에 '성취욕구와 성취도의 상관관계'라는 글을 쓰고 나서 어느 익명의 독자가 엄하게 꾸짖는 글을 읽고 생각해 보았다.
몇몇 독자들의 글 중에 근무시간에 이런 글이나 올리고 있느냐는 말도 있었고, 성취욕구 때문에 신세 망친 이야기며, 그 소녀가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나도 너무 욕심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어지러워진다는 말에 동감이고, 내 자신이 젊은 시절 끓는 피를 앞세워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날뛰면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음을 앞에 올린 글에서 고백한 바 있다.
물론 이 글을 기획하면서부터 어린이들에게 마지막 주는 글로 이런 제목을 설정하여 놓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이렇게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고 야유를 보낼 줄은 미쳐 몰랐었다.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성취욕구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보라는 말이 어리석은 짓이라면 과연 뭐라고 가르쳐야 한다는 말인가?
'욕심은 자신의 몸을 망치는 독이다. 쇠의 녹이 처음엔 겉에만 피지만 점점 자기 자신의 몸을 파고들어서 쇠를 망치듯 욕심은 자기 자신을 망치게 만드는 독과 같은 것이다'라고나 가르쳐야 한다는 말일까?
그렇지만 욕심이 세상을 바꾼다는 아니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전쟁을 불러온다고 어린이들에게 욕심 없는 생활을 하라고 가르친다면 아마도 불교의 논리라고 반박하고 떠들지 않을지 모르겠다.
더구나 자라는 청소년이 욕심이 없다면 그것은 자신의 앞날에 대한 꿈도 없고 비전도 없다는 말과도 통한다. 그런 사람들을 기르는데 애를 쓴다면 결국은 국가와 민족에게 봉사하고 공헌할 사람이 아닌 종교적인 지도자나 아니면, 세상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것 밖에 안되지 않을까?
청소년들에게 '욕심을 버려라'고 가르친다거나 '욕심이 세상을 망친다'라고 가르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이 진리이고 이 세상을 맑고 아름답게 가꾸는 길이라지만, 그래도 청소년기에 야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을 하는 모습이 더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욕심을 버리고 노장의 도교 사상에 젖듯이 산다고 일생을 못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모든 청소년에게 주어져야할 가장 보편 타당한 교육이 될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는 데 이의는 없을 줄 안다.
만약 자기 자녀가 아직 어리면서도 도사님처럼 욕심 없는 생활을 꿈꾼다면 아마도 좋아할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하물며 교육 현장에서, 아니 학교라는 공교육에서 그러한 가치관을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앞의 몇 이야기에서처럼 무조건 지지 않으려는 욕심, 아무런 대책 없이 제 멋대로 날뛰는 아이들에게는 부모들이 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욕심을 자제할 줄도 알게 가르쳐 지나친 욕심을 삼가는 사람으로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좀더 자라서 정말 자신이 선택한 길이 그렇게 무욕을 실천하는 길을 가겠다면 그 때는 얼마든지 도와 주어야겠지만, 어린 학생들에게는 일단 열심히 뛰어 보도록 일깨워주고, 도와 주어야 하는 게 당연한 우리 기성세대들의 할 일이다.
다만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야망이 야망의 도를 벗어나 허황된 것일 경우에는 바로 자기 자신을 망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정말 목표를 세웠으면 자기 자신을 태워서 도전해볼 수 있는 그런 욕심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나친 욕심은 일생을 그칠 수도 있으니 항상 일생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 어느 누가 보아도 욕심을 낼만한 멋진 일생을 준비하고 또한 꾸려 나가도록 해주어야 하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