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뭐길래?

<아메리카> vs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

등록 2003.07.06 23:15수정 2003.07.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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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는 그 이전과 이후로 세계사가 나뉘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9.11테러, 그리고 미국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과연 국제사회의 동반자인지, 아니면 마지막 제국주의의 독재자인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미국, <아메리카>


세계인이 바라본 미국 vs 미국인이 생각하는 미국
세계인이 바라본 미국 vs 미국인이 생각하는 미국김상욱
9.11테러 이후에 미국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필자에서부터 미국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필자까지 그 범위는 너무나 넓다. 어느 한쪽에 국한되기보다는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 책이 바로 <아메리카> (최병권 외, 휴머니스트) 이다.

어느 한 필자의 개인적인 입장보다는 50명에 가까운 지식인들이 함께 연구한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호감이 갔다. 한국, 독일, 인도, 중국, 미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학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미국의 모습이 이책에 담겨 있다. (그러나 필자들간의 견해가 다소 겹치는 부분이 등장하는 것은 이책의 아쉬운 부분이다)

미국의 패권주의에만 초점을 맞춰서 다소 딱딱한 책들이 많다. 그러나 <아메리카>는 미국 사회, 경제, 군사, 교육, 심지어는 SOFA와 헐리웃 영화산업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관련된 사회현상 전반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다양한 생각의 기회줘

사실 이 책의 필자들은 진보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9.11테러에 경악했던 미국인들과는 달리 세계인들 중에는 왜 박수를 치고 환호했는가?에 대한 미국의 반성을 요구하는 시각이 많다. 아마도 미국 이외 세계의 필자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강해 보이는 미국의 겉모습과는 달리 사실은 별볼일 없다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절대적인 위치에 있어보이는 미국이 이 책을 읽다보면 자칫 '별것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미국의 힘이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것만은 정말 부정할 수가 없다. 미국에 대해서 알아가다보면 때론 놀라운 수준을 넘어서 두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책을 읽다보면 미국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과 견해를 갖게 해준다. '친미', '반미' 이렇게 어느 한쪽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전 뉴욕시장이 말하는 리더십론,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줄리아니, 루비박스)는 미국에 대한 책은 아니다. 전 뉴욕시장이었던 '성공한 미국인' 줄리아니의 자서전과 리더십론의 결합쯤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이책을 읽어가다보면 미국인이 느끼는 '9.11테러와 미국'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서점에 나가보면 리더십과 관련된 책들도 정말 많다. 이 책은 '누구는 그 걸 모르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일반적인 리더십책과는 다르다. 줄리아니의 생생한 경험과 결부시켜서 등장하는 그만의 리더십론은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줏대를 가져라, 목표를 정하라, 철저하게 준비하라 등 지극히 상식적인 리더십 방법론은 누구나 아는 사실들이다. 그러나 리더의 위치에서 실천하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그런면에서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대도시를 무려 10년 가까이 이끈 줄리아니에 대해서는 한번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쉽지만 그래도 배울 것이 많은

더욱이 그는 미국인의 눈으로 보자면 가히 '재앙'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9.11테러 당시 뉴욕의 시장 자리에 있었다. 긴박한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리더십을 펼쳐낸 저자의 능력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정말 '위기를 경영한다'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그러나 지극히 미국적이고 더욱이 조지부시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출신인 줄리아니의 생각을 읽으면서 약간의 거리감도 느껴졌다. '일반적인 미국인들이 이렇게 생각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이건의 신자유주의와 미국우월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줄리아니의 생각 곳곳에서는 거부감도 느껴졌다.

줄리아니는 너무나 자신감있게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리더십과 결부시키고 있다. 거부감만 가지고 줄리아니를 바라보기에는 그는 너무나 크고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배울 것이 더 많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그의 리더십은 정말 본받고 싶다.

어떤 한 가지 현상을 두고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엇갈리곤 한다. 때론 무엇이 진실인지, 내가 과연 보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곤 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진실에 대해 접근하는 과정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줄리아니의 리더십 - 위기를 경영한다

루돌프 줄리아니 지음, 박미영 옮김,
루비박스, 2002


아메리카 - 미국, 그 마지막 제국

이냐시오 라모네 외 지음, 최병권 외 엮음,
휴머니스트,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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